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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rescent Moon</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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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커미션은 공지사항에 있는 안내 페이지, 혹은 커미션 카테고리를 이용해주세요.</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Mon, 6 Apr 2026 18:57:4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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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rescent Moon</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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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우산</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58</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lt;/p&gt;&lt;p&gt;오리주 이름 및 설정 있습니다.&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비문, 오타 주의.&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드물게도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장마철은 아직 몇 개월이나 남아있었음에도, 가벼울 거라 생각했던 봄비는 벌써 일주일 째 내리고 있었다. 덕분에 우산은 마를 새가 없이 내내 흠뻑 젖어, 실내에만 들어오면 여지없이 물을 뚝뚝 쏟아내 버리곤 했다.&lt;/p&gt;&lt;p&gt;비는 좋았다. 맞는 것보다 구경하는 것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시즈카 역시 비를 맞는 것보다는 구경하는 것을 더욱 좋아했기에, 며칠째 내리는 비가 반가우면서도 조금은 귀찮게 느껴지곤 했다. 구두와 니삭스가 질척해지는 것은 언제나 유감이었으니까.&lt;/p&gt;&lt;p&gt;집에 가려던 길에 잠깐의 심부름을 위해 선생님에게 붙잡히느라 시간을 좀 지체해서 다른 학생들보다 하교가 늦어졌다. 얼른 집에 가서 샤워하고 빗소리를 음악 삼아 쉬고 싶었기에 걸어가는 발걸음이 평소보다 빨랐다. 하지만 그 발걸음도, 자신이 우산을 두었던 자리를 보기 전까지 그랬을 뿐이다.&lt;/p&gt;&lt;p&gt;누군가 우산을 훔쳐간 것인지 언제나 그 자리에 놓여 있던 자신의 우산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비가 갑작스레 내린 것도 아니었는데 훔쳐가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아끼던 우산이었는데, 하고 가볍게 한탄의 숨을 뱉자 놀랍게도 세상이 여유로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열을 낼만큼 화가 치밀지는 않았다. 날이 저물기엔 시간이 아직 꽤 있었기에 시즈카는 느긋하게 현재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얼른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마음과는 상반된 기분이었다.&lt;/p&gt;&lt;p&gt;당장에 비가 그칠 것 같지는 않았다. 며칠째 내렸으니 그칠 수도 있겠지만, 오늘 아침에 본 일기예보에서는 그런 말을 듣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아마 이틀은 더 내린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비를 맞으며 집으로 뛰어가거나, 택시를 부른다던 가의 선택지만 남아있었다.&lt;/p&gt;&lt;p&gt;딱히 급한 볼일이 있어 집으로 가야 할 건 아니었다. 어차피 우산이 없는 지금, 당장 돌아가거나 조금 있다가거나 그게 그거일 터. 그래서인지 시즈카는 평소라면 생각해보지 않았을 선택지를 골랐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뭐, 한가하니까.&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는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계단에 펴두고는 그 위에 앉았다. 인기척이 없는 학교 현관 앞에 앉아 내리는 비를 구경하는 것은 또 다른 운치가 있었다. 남들이 보면 참으로 할 일 없다고 했겠지만, 시즈카는 남들의 말에 깊이 신경 쓸 정도로 예민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고, 본다 한들 고작 몇 명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뭐 어떠한가. 한가한 사람이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겠다는 게.&lt;/p&gt;&lt;p&gt;이런 식으로 별다른 일을 하는 것 없이 여유롭다 못해 나태하게 있는 것이 얼마 만인지 몰랐다. 우산이 없어서 학교 현관에서 기다리는 일은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이기도 했다. 아스라이 과거를 추억하자니 기분이 잔잔해지는 것을 느꼈다.&lt;/p&gt;&lt;p&gt;넋을 놓고 비를 구경한 지 고작 30분 정도가 지날 즈음, 벌써 점점 어둑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비가 더 거세어짐에 따라 안개까지 끼기 시작했다. 이래서야 영락없는 공포영화 속 배경 같지 않은가. 아무도 없는 학교에 남아있는 여학생.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마치 갇힌 것처럼 꼼짝없이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흔한 이야기의 공포물. 대부분 살아남지만, 자신이 진짜 공포영화 속 여주인공이라면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는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lt;/p&gt;&lt;p&gt;슬슬 집에 어떻게 갈지 고민해볼까. 고민이라 해봐야 고작 택시를 부르는 게 전부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교문 쪽으로 시야를 돌린 시즈카의 눈에 흐릿한 주변 너머로 우산 두 개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새까만 우산과 남색의 우산. 이 시간에 학교로 오고 있다니 무슨 일일까? 싶은 생각과 동시에 무난한 색상 탓인지 기묘한 익숙함을 느끼고 있을 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깜짝 놀라 바라보니 발신자는 사나다였다. 무슨 일이지? 하고 고민하려는 찰나 움직이던 우산 두 개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예상치도 못하게 그 우산의 주인공들은 사나다와 키쿠치였다.&lt;/p&gt;&lt;p&gt;시즈카는 놀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사나다와 키쿠치를 올려다보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너희가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quot;&lt;/p&gt;&lt;p&gt;&quot;비도 오는데 같이 따뜻한 거 먹으러 가자고 기다렸지.&quot;&lt;/p&gt;&lt;p&gt;&quot;연락하면 됐잖아.&quot;&lt;/p&gt;&lt;p&gt;&quot;네가 금방 나올 줄 알았단 말이야. 보통은 그렇게 만나니까. 길이 엇갈려서 네가 벌써 집에 간 줄 알았다고.&quot;&lt;/p&gt;&lt;p&gt;&quot;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quot;&lt;/p&gt;&lt;p&gt;&quot;누가 우산을 가져가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의 말에 사나다와 키쿠치는 진짜 양심이 없네, 라며 시즈카의 우산을 훔쳐간 사람을 향한 비난을 퍼부어 주었다. 사실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까지 기분이 상해있진 않았지만, 괜히 옆에서 비난해주는 친구들이 있으니 확실히 기분이 나아진 느낌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계속 비 온다고 했는데 여기 있어 봐야 우산이 생기냐. 우릴 부르든가 택시를 부르든가 해야지.&quot;&lt;/p&gt;&lt;p&gt;&quot;택시 부르려다가 급할 거 없어서 있던 거야. 그리고 우산 없다고 너희한테 연락을 왜 해. 너희 심부름이나 시키게? 무엇보다 연락도 없이 여기서 계속 기다리던 너희가 할 말은 아니지 않아? 내가 택시 타고 갔으면 허탕 치는 건데.&quot;&lt;/p&gt;&lt;p&gt;&quot;그건 그러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둘을 보면서 시즈카는 조용히 웃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래도 고마워.&quot;&lt;/p&gt;&lt;p&gt;&quot;넌 꼭 이상한 곳에서 고맙다고 하더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하지만 금세 뭐, 어떠냐는 표정으로 돌아온 사나다는 교문 쪽으로 고개를 까딱이며 시즈카에게 짐을 챙기라는 뜻으로 눈치를 주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국수나 먹으러 가자. 다 먹으면 집까지 데려다줄게.&quot;&lt;/p&gt;&lt;p&gt;&quot;난 우동이 좋은데.&quot;&lt;/p&gt;&lt;p&gt;&quot;난 라멘.&quot;&lt;/p&gt;&lt;p&gt;&quot;무슨 메뉴 통일이 이렇게 안 되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어이가 없다는 듯 내뱉는 사나다의 목소리를 모른 척하고 있자니 빗발이 더 거세지고 있었다. 사나다와 키쿠치도 그걸 느꼈는지 슬쩍 시선을 교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가자, 더 쏟아지겠다. 얼른 들어와.&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시즈카가 비를 맞지 않도록 최대한 우산을 기울이며 그녀를 불렀다. 시즈카는 사나다가 젖을까 싶어 잽싼 몸놀림으로 우산 속으로 쏙 들어왔다. 비가 우산을 두들기는 소리가 제법 매서웠다.&lt;/p&gt;&lt;p&gt;자신에게 우산을 양보해주고 키쿠치와 함께 쓰려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에 시즈카가 손잡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지만, 곧 안된다는 것처럼 사나다의 손이 움직였다. 사나다의 손은 양보를 해주는 것 대신 오히려 손잡이를 꽉 쥐고, 의식하지 못할 만큼만 시즈카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주었다. 같이 써주는 거구나. 왠지 그게 조금 기뻐서 웃음이 났다. 아마 여차할 때 에리나와 함께 쓰던 버릇이 나온 것일지도 몰랐지만, 그런데도 기뻤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 혼자 쓰라고 주는 줄 알았는데.&quot;&lt;/p&gt;&lt;p&gt;&quot;키쿠치랑 저걸 같이 쓰라고?&quot;&lt;/p&gt;&lt;p&gt;&quot;다 젖어.&quot;&lt;/p&gt;&lt;p&gt;&quot;맞아. 키쿠치 덩치를 생각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키쿠치는 사나다의 말에 반박을 해주는 대신 우산을 기울여 우산 위의 빗방울을 사나다에게 쏟아냈다. 덕분에 사나다의 신발과 바지 밑단이 조금 젖어 전쟁이 날 뻔한 것을 시즈카가 겨우 말릴 수 있었다.&lt;/p&gt;&lt;p&gt;우산이 펼쳐지는 범위 내에서 함께 있는 기분은 상당히 간지러웠다. 사나다의 뒤에 탈 때 꽉 붙잡기 위해 몸을 밀착하는 것과는 다른 감각이었다. 조금 더 부끄러웠고, 긴장되었다. 길가를 걷다 차가 지나갈 때면 행여 물웅덩이가 튈까 봐 본능적으로 어깨를 잡아 당겨주는 경우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티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얼굴이 빨갛게 변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지나치는 유리창 너머로 계속 살피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설렜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리라.&lt;/p&gt;&lt;p&gt;여전히 정해지지 않는 메뉴로 티격태격하고 있는 사이 시야에 우산이 가득 담긴 가판대가 보였다. 마침 잘됐다 싶어 사나다에게 그쪽을 가리키며 물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잠깐 저기 들러도 돼?&quot;&lt;/p&gt;&lt;p&gt;&quot;상관은 없는데, 우산 사려고?&quot;&lt;/p&gt;&lt;p&gt;&quot;평소 쓰던 걸 잃어버렸으니까. 새로 사야지.&quot;&lt;/p&gt;&lt;p&gt;&quot;그럼 이거 잠깐만 잡아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가 아무런 의문 없이 대신 우산을 쥐자, 사나다는 비 맞는 것에 개의치 않고 부리나케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시즈카가 재빨리 사나다의 뒤를 쫓아 가게로 들어갔지만, 사나다는 이미 우산 하나를 골라 계산을 끝마치고 있었다.&lt;/p&gt;&lt;p&gt;영문을 모를 표정으로 다가가자, 사나다는 머리를 몇 번 털어내더니 조금 전 계산을 끝마친 우산을 시즈카에게 내밀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자.&quot;&lt;/p&gt;&lt;p&gt;&quot;이걸 왜 네가 사줘.&quot;&lt;/p&gt;&lt;p&gt;&quot;저번에 우산 빌리고 망가뜨린 값이라고 생각해.&quot;&lt;/p&gt;&lt;p&gt;&quot;그때 괜찮다고 했잖아.&quot;&lt;/p&gt;&lt;p&gt;&quot;그럼 그냥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받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품에 안겨지는 우산을 받아들면서 시즈카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사나다가 단호하게 밀어붙이는 탓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기뻐 버린 탓이었다.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키쿠치를 슬쩍 바라보자 키쿠치 역시 그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여주고 있었다. 다시금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lt;/p&gt;&lt;p&gt;호피 무늬 우산. 그것은 자신이 잃어버린 것과 비슷한 디자인의 것이었다. 기억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손에 잡히는 대로 사 온 것일까.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말로 어찌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 부분이 간질거려서, 조금 얼굴이 붉어질 것만 같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고마워.&quot;&lt;/p&gt;&lt;p&gt;&quot;됐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별거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지만, 시즈카에게는 별 게 아닐 수가 없었다. 우산을 잃어버렸다는 유쾌하지 못했던 사실이 이렇게나 기쁜 일로 변해버릴 줄이야. 시즈카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려던 것을 참아내며 사나다가 건네준 우산을 활짝 폈다. 사나다와 함께 우산을 쓰지 못하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괜찮았다. 같이 우산을 쓰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사나다의 배려가 우산 속에 가득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우산도 샀겠다, 그럼 이제 메뉴만 정하면 되겠네.&quot;&lt;/p&gt;&lt;p&gt;&quot;비 오는 날엔 당연히 국수지!&quot;&lt;/p&gt;&lt;p&gt;&quot;우동…….&quot;&lt;/p&gt;&lt;p&gt;&quot;……둘이 가위바위보 해.&quot;&lt;/p&gt;&lt;p&gt;&quot;그런 게 어딨어, 너도 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이제 와서 메뉴 포기권 따위는 없다며 각자 무엇을 낼지 고민하는 모습에 시즈카는 다시금 웃었다.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드림</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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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 Apr 2016 00:49:1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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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클로버(CLOVER)/사나다 키요히데 드림]CC가 되기까지</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48</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lt;/p&gt;&lt;p&gt;CC 드림 합작에 참가했습니다.&lt;/p&gt;&lt;p&gt;합작의 주제에 맞게 대학교AU입니다. 고로 원작의 진행과는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lt;/p&gt;&lt;p&gt;합작 주소는 이쪽으로→&amp;nbsp;http://sgy950.wix.com/campuscouple&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리주 이름 및 설정 있습니다.&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비문, 오타 주의.&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는 제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나다를 부드럽게 흔들었다. 강의를 진행하시던 교수님의 시선이 사나다에게로 잠시 향했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가볍게 흔드는 그 손길에 사나다는 금세 졸음에서 깨어 흐릿한 시선을 다시 칠판으로 주고 있었다. 다행히 사나다가 졸았던 순간은 고작 5분 정도였던데다, 자신의 착각이었는지 교수님은 따로 사나다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지적하는 일 없이 계속 강의를 진행했다.&amp;nbsp;&lt;/p&gt;&lt;p&gt;조금 안도하는 표정으로 사나다를 흘끗 바라보자 흐리멍덩한 시선이어도 어떻게 깨어있으려는 사나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다시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도 아닌 대학교였다. 대학 진학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사나다의 선택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놀라웠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p&gt;&lt;p&gt;&lt;br /&gt;&lt;/p&gt;&lt;p&gt;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사나다는 갑작스럽게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사실 그는 진학보다는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결정에 상당히 놀라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나다는 공부와 그리 친한 편은 아니었으니까.&lt;/p&gt;&lt;p&gt;놀란 것은 시즈카 뿐만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족이었던 에리나 역시 그랬다. 그만큼 생각지도 못한 결정이었고 몇몇은 헛된 꿈을 꾸는 거 아니냐며 놀리기도 했다.&lt;/p&gt;&lt;p&gt;하지만 단순히 꿈을 꾸듯 목표만 정해놓았다고 하기엔 사나다는 나름대로 이것저것을 알아보며 정말로 공부를 하기 위한 발판을 다져나갔다. 물론 공부를 거의 안 하던 입장에서 준비한 것이었기 때문에 영 허술한 부분이 더 많았지만, 그 사실만으로도 사나다가 얼마나 진지하게 대학진학을 꿈꾸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lt;/p&gt;&lt;p&gt;시즈카는 사나다의 결정에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었다. 사나다가 빠르게,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부분부터 심화 부분까지 정리한 노트를 주고, 일주일에 두 번씩 과외도 해주었다. 사나다가 갈 수 있는 대학을 함께 알아봐 주기까지 했다. 가족이나 선생님보다 훨씬 세심하고 꼼꼼하게 사나다를 챙겨주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lt;/p&gt;&lt;p&gt;그 결과 사나다는 멋지게 대학에 합격. 중고등학교 시절의 사나다를 생각하면 정말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lt;/p&gt;&lt;p&gt;그리고 그 대학은 시즈카가 특정 과를 목표로 했던 대학이었기에 두 사람은 중학교 이후 다시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과도, 건물도 다르고 기껏해야 교양 시간에만 잠깐 만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시즈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lt;/p&gt;&lt;p&gt;사나다는 입학 이후 학교에서는 시즈카에게 거의 말을 잘 걸지 않는 편이었다. 조금 불편했던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그것까진 알 수 없었지만 사나다 나름의 배려일 것이라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래도 사나다가 원치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시즈카 역시 사나다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있었다.&amp;nbsp;&lt;/p&gt;&lt;p&gt;그런 와중에 대학에 와서도 남들과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즐기지 않는 것은 여전했는지 사나다는 교내에서 마주칠 때마다 언제나 혼자 있곤 했다. 무서워 보이는 외모 탓일까 대화를 하는 친구까진 생긴 것 같았지만, 키쿠치만큼 가까이 함께하는 친구는 아직인 모양이었다. 하기야 키쿠치 위치의 친구가 생기기엔 조금 이른 시기이긴 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고작 한 달. 아직은 좀 이른 판단일지도 몰랐다. 그만큼의 절친이 벌써 생길 리가 없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줄곧 그런 광경을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었다.&lt;/p&gt;&lt;p&gt;어느 쪽이건 사나다가 키쿠치와 함께 있을 때처럼 즐거운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어깨를 톡 치는 것이 느껴졌다. 깜짝 놀라 시선을 돌리니 최근 자신에게 열렬하게 어떤 제의를 해오는 친구가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생각해봤어?&quot;&lt;/p&gt;&lt;p&gt;&quot;음, 역시 나는 좀….&quot;&lt;/p&gt;&lt;p&gt;&quot;그러지 말고 한 번만 도와주면 안 될까? 진짜 부탁할게. 응? 너 외엔 부탁할 사람이 없어. 인원 부족하면 안된단 말이야. 제발.&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거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듯 애원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시즈카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미팅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을뿐더러, 관심조차 없어 줄곧 거절해온 것이 벌써 일주일째였다. 질린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찌나 절박하면 머릿수를 채워달라며 이렇게까지 저에게 애원할까 싶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시즈카는 정말 자리를 채워주는 목적으로만 나갈 것이고 커플이 성사되도록 부추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나갈 것을 약속했다. 설마 별일이야 있겠느냐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당부였다.&lt;/p&gt;&lt;p&gt;친구는 시즈카의 허락에 뛸 듯이 기뻐하며 같이 나가기로 한 무리에게 바로 그 소식을 알렸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들은 무척이나 환영해주었다. 미팅을 위한 모임에까지 바로 오게 되었으니 말이었다.&lt;/p&gt;&lt;p&gt;미팅에 나가는 친구들은 상당히 기대되는 모양이었는지 내일 옷을 어떻게 입을 것이라는 둥, 머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는 둥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시즈카는 단순히 미팅에 나간다는 사실을 허락했을 뿐 그 외에 상대측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사실 중 하나를 조용히 물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어디 과랑 미팅하는 거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친구의 입에서 나온 과 이름은 사나다가 있는 과였다. 그 소리를 듣자 혹시나 싶어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사나다에겐 딱히 미팅한다는 이야길 하지 않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거기 이번 신입생 중에서 되게 무섭게 생긴 애가 있는데 걔만 안 나오면 좋겠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대충 외모적인 특징을 듣고 있자니 어딜 봐도 사나다의 얘기에 쓴웃음이 났다. 깡패 아니야? 놀던 애 같아. 엄청 무섭지. 역시 타인의 눈엔 그의 성격이 전부 드러나는 게 아니라서 무섭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뭐, 처음 보는 사람은 당연히 조금 겁이 날 인상이긴 하지만 나쁜 애는 아닌데. 저도 모르게 반박을 하려는 것을 꾹 참아내고 있자니 참가를 줄기차게 부탁했던 친구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를 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괜찮아, 이번에 미팅하는 건 신입생들이 아니거든.&quot;&lt;/p&gt;&lt;p&gt;&quot;그러면?&quot;&lt;/p&gt;&lt;p&gt;&quot;2학년 선배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골적으로 안도하는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터졌다. 어지간히도 사나다가 나오지 않길 바란 모양이었다. 뭐, 시즈카도 다른 의미로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었으니 별반 다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럴 일이 벌어질 일은 없겠지만, 미팅 장소에서 사나다와 마주치는 것을 생각하니 여러 가지로 조금 무서웠기 때문이었다.&lt;/p&gt;&lt;p&gt;사나다는 자신이 미팅에 나간다는 일을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친구니까 역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을까.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을지도 몰랐다. 사나다가 짓지 않은 표정을 상상해보니 절로 기분이 어두워졌다.&lt;/p&gt;&lt;p&gt;사나다에게 말을 해야 할지, 말을 한다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미팅이 있는 날이 밝아왔다. 너무 꾸미지 않은 티를 내면 나름대로 미팅이란 자리에서 무례일 것 같아 아침 일찍부터 일어났다. 화장은 평소보다 옅게, 하지만 꾸미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게끔. 오토바이를 타야 했기에 나풀거리는 치마 대신 허벅지에 달라붙는 청바지를 꺼내입었다. 세미 부츠까지 준비하고 거울을 보자 영락없이 미팅이라기보단 평상시 투어링 복장이다. 너무 편해 보이나? 이쯤 되니 더 모르겠다. 애초에 미팅에 나가본 적이 있어야 알 일이다.&lt;/p&gt;&lt;p&gt;사나다에게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미팅의 ㅁ조차 꺼내지 못했다는 소리다. 약속을 잡자는 제의가 한 번 있었지만, 미팅이 있는 그 날은 볼일이 있어서 안 된다며 토스했더니 자연스레 다른 날이 물 위에 올랐다. 무슨 약속인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건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 배려였고, 사나다의 다정함이었다. 그걸 알고 있는데도, 그 배려에 위로받던 순간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일언반구 없이 흘려보낸 사나다에게 섭섭했다.&lt;/p&gt;&lt;p&gt;사실 이것만큼 우스운 감각이 없었다. 연인도 아니고 고작 친구인데 그런 식의 속박을 기대한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하물며 썸을 타고 있었다면 어느 정도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조차 아니다. 완벽하게 친구 사이로만 기능하는 이 관계에서 이 섭섭함만큼 길을 잃은 감정이 또 뭐가 있을까.&lt;/p&gt;&lt;p&gt;바랄 위치가 아닌데 언제나 그 이상을 바라고 마는 자신의 꼴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어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지금이라도 약속을 취소하고 싶었지만 그건 또 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시즈카는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쓴웃음을 지으며 약속 장소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lt;/p&gt;&lt;p&gt;미팅 장소에 도착하자 반갑게 맞이하는 친구들과 더불어 상대측 사람들이 보였다. 그 상대 쪽의 시선을 느끼자마자 바닥에서 가시가 튀어나와 온몸을 파고들어 속박하는 기분을 느꼈다. 도망치고 싶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불편해져서 저절로 정신을 놓게 되는 것 같았다. 평소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어떻게 했더라? 자신에게 향하는 시선들이 이렇게 불편하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미팅이라는 상황이 실감이 나서 손에 식은땀이 났다.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그저,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lt;/p&gt;&lt;p&gt;무슨 대화들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넋을 놓은 지 한참을 지나고 있었다. 눈치껏 파악해보니 슬슬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라 저도 모르게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그 순간 아무렇지도 않게 날아온 말들이 없었다면 편해졌을 것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너도 2차 갈 거지?&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보이지 않는 손이 숨통을 다시 죄어 오는 것 같았다. 마음은 당장에 벗어나라고 경고음을 마구 울리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전 이만 갈….&quot;&lt;/p&gt;&lt;p&gt;&quot;같이 간다고? 알았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말을 자르면서 치고 들어오는 여러 목소리에 갑갑한 숨통도 잊고 삽시간에 불쾌함을 느꼈다. 모두 무시하고 돌아가 버릴까. 이쯤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머릿수를 채우러 나온 것뿐이었으니, 2차까지는 자신이 알 바가 아니었다. 이대로 가도 자신은 할 일을 다 한 셈이다.&lt;/p&gt;&lt;p&gt;속내에서 조금 올라오던 화를 꾹 누르며 돌아갈 의사를 표하려던 순간 자신에게 끈질긴 제의를 하던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친구는 조금 안달이 나 보이는 표정이었다. 상대측과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이 너무나도 명백해서, 시즈카는 저도 모르게 김이 새는 것을 느꼈다. 굳이 자신이 친구의 입장을 전부 생각해줄 필요야 없지만, 그들은 이 자리를 원했던 이들이었다. 그걸 다시 인식하고 나니 조금 화가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amp;nbsp;&lt;/p&gt;&lt;p&gt;한 번. 한 번만 더 참아보기로 했다. 미팅에 나온 다른 사람들이 무슨 죄겠는가. 그들은 즐기고 싶어서 나온 것을. 애초에 미팅이라는 자리에 걸맞지 않은 의도로 나온 것은 자신이 아니던가.&lt;/p&gt;&lt;p&gt;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벌써 2차를 가기 위해 옷을 전부 챙겨입고 있었다. 시즈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조용히 겉옷과 짐을 챙겼다. 2차는 예상했던 대로 술집이었다.&amp;nbsp;&lt;/p&gt;&lt;p&gt;사형장에 끌려가는 사형수처럼 무리의 가장 뒤쪽에서 천천히 걸어가던 시즈카는 저 멀리서 낯익은 사람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마키? 마키 맞지? 오랜만이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의 부름에 마키는 슥 돌아보고는 상대가 시즈카인 것을 확인했는지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마키는 집?&quot;&lt;/p&gt;&lt;p&gt;&quot;그래. 너는?&quot;&lt;/p&gt;&lt;p&gt;&quot;미팅.&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곤란한 듯 웃는 시즈카의 모습에 마키는 사나다의 행방을 물으려다 그만두었다. 둘이 같은 학교에 갔다고 얘긴 들었지만, 과도 달랐고 무엇보다 그녀가 항상 사나다와 다니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연인 사이까진 아니던가. 서로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미팅을 나왔다고 하니 조금 이상해 보이긴 했으나 마키는 자신이 상관할 바가 아님을 곱씹었다. 어쩌면 좋아하는 감정이 식었을 수도 있고, 서로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곤 해도 자신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괜한 상관 말자. 마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가벼운 인사 후에 시즈카와 헤어져 원래 자신의 목적대로 집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lt;/p&gt;&lt;p&gt;하지만 곤란해 보이던 그 웃음이 조금 마음에 걸려서, 어느새 정말 드물게 오지랖을 부리며 사나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귀찮다'는 생각은 덤으로.&lt;/p&gt;&lt;p&gt;한편 마키와 짧은 재회 이후 술집으로 이동하게 된 시즈카는 더욱 불편함을 느꼈다. 애초에 기쁘게 나온 자리가 아니라서 저 혼자 조금 껄끄러워하던 차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시선은 몰렸고 원치 않는 주목을 받은 데다 2차까지 가게 되었으니 당연했다. 본래라면 미팅을 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곧바로 돌아왔어야 했는데 어영부영 친구를 배려하다 보니 결국 2차까지 오게 된 것이다. 역시 아까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돌아가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 애매한 배려심이란 참 어느 쪽에나 독이다.&lt;/p&gt;&lt;p&gt;2차까지 함께 오게 된 것이 다행이었는지 친구들은 아닌 척해도 즐거워 보였다. 상대측도 마찬가지였다.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즐겁지 않은 사람이 자신뿐이었고, 그 사실이 더욱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lt;/p&gt;&lt;p&gt;구원을 바라는 것처럼 핸드폰을 꺼내보았지만 와 있는 메일이나 부재중 전화 목록은 없었다. 약속이 있다고 미리 얘기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사나다에게서 연락이 오길 내심 바랐던 탓에 기분이 울렁거렸다.&lt;/p&gt;&lt;p&gt;잠시 숨통이라도 트고 싶어서 도망치듯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을 다녀오자마자 잔을 받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온갖 질문과 화제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가볍게 핸드폰을 놓아두었던 자리를 훑었지만 분명 화장실을 가기 전까지만 해도 있었던 핸드폰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있었다. 가방에 다시 넣어두었나? 확인 차 가방 쪽으로 손을 뻗노라면 자꾸 건배 제의가 들어와서 뒤지는 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핸드폰만이 자신이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는데, 눈 앞에 보이지 않자 속이 탔다. 어쩌면 사나다에게서 연락이 올 수도 있을 텐데. 만약 연락이 왔는데 못 받았던 거라면 어쩌지.&lt;/p&gt;&lt;p&gt;단순한 바람에 불과한 내용이었지만, 그럼에도 시즈카는 '어쩌면'이라는 희망을 놓칠 못했다.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기도 했다. 사나다에게 연락이 와서 이 자리를 떠나고 싶다. 그 바람은 허무할 정도로 흐릿한 연기가 되어 주변을 감쌀 뿐, 시즈카에게 그 어떠한 도움을 주지도 못했다.&lt;/p&gt;&lt;p&gt;자신에게 권해지는 잔을 거절하지 못하고 첫 잔을 받으면서, 시즈카는 그 헛된 희망을 내려놓아야 함을 깨달았다. 필요할 때만 사나다를 찾는 자신은 여전히 비겁했다.&lt;/p&gt;&lt;p&gt;시즈카는 술을 즐기지 않았다. 취기가 쉽게 오르는 등의 일 때문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굳이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술자리에서는 예의상 받는 첫 잔과 분위기에 맞추는 정도로 해서 겨우 두 세잔 정도만 마실 뿐이었다. 오늘도 미팅을 학수고대하던 친구를 위해 모든 잔을 거절할 생각은 없었지만 계속 귀찮을 정도로 권해오는 상대 덕에 시즈카는 조금 짜증이 일었다. 원해서 온 술자리가 아닌 만큼 더욱 그랬다. 보통 이 정도로 권유를 거절하면 못하는구나 싶어 가만 내버려두기 마련인데 이 남자는 도통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사나다라면 이러지 않을 텐데.&lt;/p&gt;&lt;p&gt;자연스럽게 사나다를 두고 비교하면서 몇 번이고 뱉었던 거절하는 언사를 뱉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아뇨, 괜찮습니다.&quot;&lt;/p&gt;&lt;p&gt;&quot;에이, 그러지 말고 한 잔만 더 하자. 기껏 만났는데.&quot;&lt;/p&gt;&lt;p&gt;&quot;아까부터 자꾸 그렇게 얘기하셔서 벌써 몇 잔이나 마셨는걸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전 미팅을 하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니라서요.&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결국, 조금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대꾸해버렸다. 순식간에 조용해진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시즈카는 친구를 향한 미안함을 조용히 곱씹었다. 이런 식으로 무례하게 분위기를 망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과하게 권유하는 선배에게 억지로 맞춰주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아, 뭐야. 분위기 망치고.&quot;&lt;/p&gt;&lt;p&gt;&quot;술 한 잔 받는다고 죽냐?&quot;&lt;/p&gt;&lt;p&gt;&quot;그럼 미팅에 왜 나온 건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예상했던 이런 반응이 나온다 해도 말이었다. 예상했던 바지만, 울컥 짜증이 치솟았다. 동시에 사나다가 보고 싶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나온 벌인 걸까. 역시 2차까지 오지 말았어야 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싫다는데 술은 그만 주시죠, 선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헬멧을 쥔 사나다가 평소보다 험악한 표정을 지은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키요? 네가 어떻게?&quot;&lt;/p&gt;&lt;p&gt;&quot;넌 술도 안 마시는 애가 여기서 뭐 해? 전화도 안 받고 문자에도 답 없어서 걱정했잖아.&quot;&lt;/p&gt;&lt;p&gt;&quot;미안, 핸드폰 잃어버린 것 같아. 그런데 어떻게 알고 왔어?&quot;&lt;/p&gt;&lt;p&gt;&quot;마키가 지나가다가 널 봤다고 해서 이 근처 돌아다녔어. 가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는 슬쩍 친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가, 이내 대답 없이 겉옷과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미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연락되지 않는다고 이곳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며 저를 찾아다녔을 사나다에게 훨씬 미안했다. 그리고 그 표정. 조금 전 짓고 있던 그 험악한 표정은 사나다가 화가 났을 때 짓는 것이었다. 비겁한 짓을 하는 상대를 보았거나, 에리나를 건드린 사람을 보았을 때의 그런 표정.&lt;/p&gt;&lt;p&gt;단단히 화가 났구나 싶어 마음이 불편했다. 그만큼 미안했다. 한가로이 놀고 있던 저에게 화가 난 것 같아서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lt;/p&gt;&lt;p&gt;거친 호흡을 아닌 척 고르는 모습을 보니 분명히 이 술집, 저 술집을 뛰어다닌 것이 분명했다. 이 근처는 술집이 밀집된 곳이라 건물 층마다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열심히 찾아다녀 준 것이다. 그렇게 찾아주었는데, 남겨질 친구의 기분까지 배려해줄 수가 없었다.&lt;/p&gt;&lt;p&gt;내밀어 주는 헬멧을 얌전히 받아들다 문득 학교에 두고 온 오토바이가 생각이 났다. 2차까지 올 거라 생각하지 못하고 일찍 돌아갈 수 있을 거란 근거 없는 예감에 그냥 왔기 때문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 학교에 오토바이 두고 왔는데.&quot;&lt;/p&gt;&lt;p&gt;&quot;됐어. 태워다줄게.&quot;&lt;/p&gt;&lt;p&gt;&quot;나 내일 1교시부터 있어.&quot;&lt;/p&gt;&lt;p&gt;&quot;알아. 그러니까 태워다준다고.&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지금만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내일 아침까지라며 단호하게 이야기해주는 목소리에 짧게 눈을 감았다. 언제나 이런 배려가 고마웠다. 정작 사나다는 내일 오후 강의뿐인데.&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먼저 갈게, 미안.&quot;&lt;/p&gt;&lt;p&gt;&quot;어, 으응.&quot;&lt;/p&gt;&lt;p&gt;&quot;죄송하지만 먼저 들어가겠습니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꽤나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시즈카의 등을 살짝 안듯이 밀어냈다. 얼른 이 자리를 떠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 의도는 시즈카에게 명확히 전해졌던 모양인지, 시즈카는 별다른 반응 없이 사나다의 품에 안긴 것 같은 자세 그대로 술집을 나왔다.&lt;/p&gt;&lt;p&gt;받았던 헬멧을 쓰고 익숙하게 사나다의 뒷자리에 올라탔다. 힐끗 헬멧을 쓰는 사나다의 모습을 보면서 살며시 옷자락을 잡아당겼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에리나는?&quot;&lt;/p&gt;&lt;p&gt;&quot;집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에리나를 데려다주고 온 걸까. 사나다를 귀찮게 한 것이 못내 미안해서 옷자락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걱정 많이 했어?&quot;&lt;/p&gt;&lt;p&gt;&quot;핸드폰 잃어버렸다며. 어쩔 수 없지.&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묻는 말에 부정은 없었다. 많이 걱정했구나. 그 말에 미안함보다 먼저 기뻐 버린 건 역시 교활한 거겠지.&lt;/p&gt;&lt;p&gt;그 교활함이 내비쳐버릴까 봐 사나다의 등에 어리광을 부리듯 파고들었다. 언제나 이 순간이 좋았다. 자신과 사나다를 지나치는 온갖 불빛과 사람들 속에서 같은 속도로 함께 하는 건, 단 둘뿐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미안.&quot;&lt;/p&gt;&lt;p&gt;&quot;사과할 이유 없잖아.&quot;&lt;/p&gt;&lt;p&gt;&quot;그래도 하고 싶어. 데리러 와줘서 고마워.&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그에 대해 대답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하게 그 사과가 전달된 느낌을 받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다행이네.&quot;&lt;/p&gt;&lt;p&gt;&quot;어?&quot;&lt;/p&gt;&lt;p&gt;&quot;마키가 네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해서 또 불량배들이랑 시비가 붙은 줄 알았어. 하기야 그랬으면 마키가 전화하는 대신 먼저 해치웠겠지만.&quot;&lt;/p&gt;&lt;p&gt;&quot;마키가 그랬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너무 얼굴에 티가 났던 걸까 싶어 조금 창피해졌다. 그 와중에 곤란해 보인다는 것만으로 사나다에게 연락해준 마키에게 내심 고마웠다. 마키가 아니었더라면 오늘 꼼짝없이 그 불편한 자리에 끝까지 있어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마키에게는 언제나 참 많은 도움을 받게 되는구나. 내일 연락해서 고맙다는 표시로 밥이라도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lt;/p&gt;&lt;p&gt;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이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연락을 하고, 연락이 닿지 않자 곧바로 찾으러 와 준 사나다에게 다시금 기뻐져서 붉어진 얼굴이 거울로 비칠까 좀 더 등으로 파고들었다. 역시 너무 좋았다. 사나다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를 정도로.&lt;/p&gt;&lt;p&gt;&lt;br /&gt;&lt;/p&gt;&lt;p&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다음 날, 사나다는 어제 말했던 것처럼 아침부터 시즈카를 데려다주러 나왔다. 1교시부터 있는 시즈카가 늦지 않게 일찍부터 나와 학교에 태워다주고, 졸리다며 어디론가 가는 사나다의 모습은 이전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침부터 고생시킨 것은 미안했지만, 다행일까. 어제의 일은 이제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모양이었다.&lt;/p&gt;&lt;p&gt;그 덕분에 홀가분한 기분으로 전공 수업을 듣고 짐을 챙겨서 이후 있을 교양 과목 강의실로 향하던 도중 미팅을 주선했던 친구가 시즈카를 불러 세웠다. 죄책감을 느꼈던 모양인지 친구는 시즈카 몫의 음료수를 건네주며 진심으로 사과를 건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남자친구가 그 과에 있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어제 일은 미안해. 걔한텐 미안하다고 전해줘.&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미안한 표정의 친구를 보며 작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부정하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생겨버릴까 봐 이런 식으로 방지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여러 의미로 거짓말이지만 이 정도의 거짓말은, 이 정도의 허풍은 괜찮지 않을까. 서로 좋아한다거나 사귀자는 말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사나다와 가장 가까운 이성 친구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 나름대로 좋은 감정이 오갔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러고 보니 어제 내가 가고는 괜찮았어?&quot;&lt;/p&gt;&lt;p&gt;&quot;아니, 사람들이 별로인 거 같아서 우리도 금방 헤어졌어. 네 덕분에 인성도 알았지, 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2차를 가자고 말을 끊을 때부터 알아봤다며, 친구는 투덜거렸다. 뭐 그렇게 생각해주니 시즈카도 편하기는 했기에, 다행이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었다.&amp;nbsp;&lt;/p&gt;&lt;p&gt;친구는 곧 시즈카의 뒤를 보고는 내일 보자며 자리는 급히 떠났다. 가볍게 손을 흔들어 배웅해주고는 뒤를 돌자 졸린 듯 하품을 하는 사나다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아무래도 사나다가 오는 것을 보고 자리를 떠난 것 같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안 들어가고 뭐해?&quot;&lt;/p&gt;&lt;p&gt;&quot;잠깐 친구가 불러서.&quot;&lt;/p&gt;&lt;p&gt;&quot;잃어버린 핸드폰 찾았어.&quot;&lt;/p&gt;&lt;p&gt;&quot;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갸우뚱한 표정으로 사나다를 빤히 바라보자 손바닥에 익숙한 핸드폰이 쥐어졌다. 어딜 뜯어봐도 자신의 핸드폰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어떻게 찾았어?&quot;&lt;/p&gt;&lt;p&gt;&quot;우리 과 선배가 갖다 주라던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아, 숨긴 게 그쪽이었구나.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에 조금 기분이 나빴지만, 순순히 사나다에게 돌려준 걸 보아선 어지간히 사나다가 박력 넘치게 무서웠구나 싶어서 웃음이 나왔다. 요란한 겉모습이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니.&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러고 보니 학교에서 따로 말을 안 거는 편이었잖아. 이제 괜찮아? 뭔가 다른 이유 있던 거 아니야?&quot;&lt;/p&gt;&lt;p&gt;&quot;어차피 어제 그 일로 우리 과에서도 소문 퍼진 거 같고, 됐어.&quot;&lt;/p&gt;&lt;p&gt;&quot;그럼 오늘은 같이 앉을래?&quot;&lt;/p&gt;&lt;p&gt;&quot;그래.&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랜만에 옆에 앉을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신이 나서 살짝 웃어 보였다. 자리는 적당히 교수님에게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앉았다. 본래라면 앞쪽 자리에 앉았겠지만, 사나다는 뒤쪽 자리를 선호하는 편이었으니까.&lt;/p&gt;&lt;p&gt;미리 필기구들을 꺼내두고 교재를 꺼내서 예습해둘까 하려는 찰나, 예상치도 못했던 질문이 사나다를 통해서 들려왔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야, 시즈카. CC가 뭐야?&quot;&lt;/p&gt;&lt;p&gt;&quot;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런 건 어디서 들었어?&quot;&lt;/p&gt;&lt;p&gt;&quot;같은 과 녀석들이 눈만 마주치면 휘파람을 불면서 외치거든.&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귀찮아죽겠다는 표정을 짓는 사나다의 모습에 조금 웃음이 나왔다. 걱정했던 것보다 같은 과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놀림당하는 것도 그 친근감을 드러내는 것이리라. 물론 사나다가 불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말이다.&lt;/p&gt;&lt;p&gt;사실대로 말해줄까, 모른다고 대답할까. 짧게 고민한 시즈카는 사나다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귓가를 향한 작은 목소리를 냈다. 시즈카가 조그맣게 속삭여주는 목소리를 듣던 사나다는 헤에, 하고 대답하고는 턱을 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이제서야 그렇게 보인대?&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한 마디에 깜짝 놀라 사나다를 보자 조금 부끄러워 보이는 듯한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키요, 지금….&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괜히 딴청을 부리는 사나다의 팔을 가볍게 치며, 시즈카는 입을 다물었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시즈카.&quot;&lt;/p&gt;&lt;p&gt;&quot;왜?&quot;&lt;/p&gt;&lt;p&gt;&quot;진짜 CC 해볼래?&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의 대답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아주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대답을 대신했다.&lt;/p&gt;&lt;p&gt;알고 지낸 지 6년. 같이 학교에 다닌 것이 3년. 그 긴 시간을 돌아서 커플이 된 1일. 시즈카의 손 위로 겹쳐진 사나다의 손이 그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lt;/p&gt;&lt;div&gt;&lt;br /&gt;&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합작</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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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8 Dec 2015 22:23:4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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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너에게 쓰는 첫 편지</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46</link>
      <description>&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드림 글 전력 『너에게 쓰는 첫 편지』&lt;br /&gt;*클로버의 사나다 키요히데 드림&lt;br /&gt;*오리주 설정 있음&lt;br /&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lt;br /&gt;*급마무리 주의. 퇴고없음 주의. 비문 주의. 오타주의&lt;br /&gt;&lt;br /&gt;&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어떻게 서두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껏 편지를 자주 써보던 편도 아니었고, 그 누구도 아닌 네겐 편지를 써본 적도 없어.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건 네게 처음으로 쓰는 편지겠지.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해. 뭐라고 써야 하는 걸까. 뭐라고 써야 내가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을까. 횡설수설 내뱉을지도 모르겠다.&lt;br /&gt;생각해보니 키요와 알고 지낸 지 벌써 몇 년이란 시간이 흘렀네. 중학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널 만나서 이토록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말이야. 지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너를 비롯한 키쿠, 그리고 에리나와 함께 보냈던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아.&lt;br /&gt;있잖아, 키요.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따로 있어.&lt;br /&gt;사실은 말이지. 너를 오래전부터 &lt;STRIKE&gt;좋아했&lt;/STRIKE&gt;… 좋아….&lt;/P&gt;
&lt;P&gt;&lt;br /&gt;시즈카는 문장의 끝 부분을 애꿎은 볼펜으로 톡톡 두드리다 곧 힘을 주어 여러 번 선을 그었다. 지금까지 쓰고 있던 편지를 더는 이을 수 없다는 것처럼, 한숨도 잠시 내쉬고 편지는 조용히 접어 일기장 사이에 끼웠다.&lt;br /&gt;&lt;/P&gt;
&lt;P&gt;&quot;바보 같아.&quot;&lt;br /&gt;&lt;/P&gt;
&lt;P&gt;정말 그랬다. 최근 연애편지를 써서 고백했다는 친구의 말에 괜한 오기가 생겨 펜을 든 것이 잘못일지도 몰랐다. 속에서 회오리치는 이런 감정을 대체 어찌 정리해서 써내려갈 수 있단 말인가. 이토록 보잘것없어 보이고, 이토록 우스워 보이고, 이토록 거리낌 없이 부끄럽기 짝이 없는 감정이 담기는데 어쩜 그렇게 용기 있게 편지를 준 것일까. 친구를 향한 존경심이 일었다.&lt;br /&gt;시즈카라고 해서 사나다를 향한 고백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가볍게 같이 하교하는 도중 '좋아해'라고 얘기해 본다든가, 예쁘게 차려입고 데이트를 하는 날 고백해 본다든가의 일들을 생각해본 적도 더러 있었다.&lt;br /&gt;하지만 역시 그 후의 반응이 조금 두려워서 지금껏 막연하게 상상만 조금 해보았을 뿐, 실제로 실행한 적은 없었다.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여 줄 수도 있었고, 생각지도 못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당황할 수도 있었다. 시즈카의 상상 속에서 사나다는 곤란한 표정으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고, 조금 쑥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삐죽이며 사귀자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상상이었을 뿐, 현실은 예상하기가 어려워서 지금껏 변변찮은 마음을 꺼내본 적이 없긴 했다.&lt;br /&gt;용기가 없어서 상상만으로 끝냈던 주제에, 무슨 바람이 불어서 편지를 써보겠다고 시작한 건지. 결국에는 이렇게 다시 품속에 감추어버릴 것을.&lt;br /&gt;&lt;/P&gt;
&lt;P&gt;&quot;이런 걸 주겠다고 무턱대고 시작한 내가 바보였지.&quot;&lt;br /&gt;&lt;/P&gt;
&lt;P&gt;이렇게 정리되지도 않고, 그저 제 마음을 밀어붙이기만 하는 내용 따위 줄 수 없었다. 줄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것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대에게 갑자기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며 막무가내로 줄 수 있을 리가 없다.&lt;br /&gt;사나다는, 키요는 분명 진지하게 고민해서 대답해줄 테니까.&lt;br /&gt;아무래도 자신은 사나다에게 있어 확정적인 무언가를 듣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하기야 지금 이 정도의 관계가 가장 안정적이고 편하니까.&lt;br /&gt;&lt;/P&gt;
&lt;P&gt;&quot;역시 비겁한 거겠지.&quot;&lt;br /&gt;&lt;/P&gt;
&lt;P&gt;그래도 여전히 사나다의 곁에서 가장 가까운 이성 친구로 있는 것이 좋으니까. 이번에도 자신의 마음을 위해 이 편지는 이 방 안에 계속 두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lt;br /&gt;그 대신 다른 내용을 담기 위해 새로운 편지지를 꺼내서, 조금 전과는 달리 망설임 없이 내용을 써내려갔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다음 날, 시즈카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사나다와 키쿠치에게 귀엽게 밀봉된 편지봉투를 내밀었다.&lt;br /&gt;&lt;/P&gt;
&lt;P&gt;&quot;뭐야, 이건.&quot;&lt;br /&gt;&quot;결투장.&quot;&lt;br /&gt;&quot;뭐?&quot;&lt;br /&gt;&quot;농담. 자, 키쿠도 받아.&quot;&lt;br /&gt;&quot;꼭 연애편지 같네.&quot;&lt;br /&gt;&quot;그럴 수도 있지.&quot;&lt;br /&gt;&quot;뭐야, 키쿠치. 연애편지 받고 싶냐?&quot;&lt;br /&gt;&lt;/P&gt;
&lt;P&gt;사나다가 장난스럽게 놀려댔지만, 키쿠치는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사나다의 말을 한 귀로 흘려보냈다. 하기야 시즈카가 주는 것이 연애편지일 확률이 거의 없긴 했기에, 두 사람은 별다른 반응 없이 시즈카의 편지를 얌전히 받아들었다.&lt;br /&gt;&lt;/P&gt;
&lt;P&gt;&quot;집에 가서 읽어보도록 해.&quot;&lt;br /&gt;&quot;지금 읽으면 안 돼?&quot;&lt;br /&gt;&quot;안 돼. 당사자가 앞에 있잖아.&quot;&lt;br /&gt;&lt;/P&gt;
&lt;P&gt;나도 부끄러움은 있거든. 시즈카는 조금 퉁명스러운 말투로 입을 삐죽거렸다. 그 모습에 사나다는 알았다며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편지를 품속 주머니 안으로 밀어 넣었다. 장난이랍시고 앞에서 편지를 읽었다간 시즈카가 단단히 화가 날 것 같았다. 이런 면에선, 시즈카는 단호한 면이 있었다.&lt;br /&gt;&lt;/P&gt;
&lt;P&gt;&quot;그나저나 오늘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quot;&lt;br /&gt;&quot;아, 키쿠치는 오늘 아르바이트 있대.&quot;&lt;br /&gt;&quot;그럼 지금 아르바이트 가야 하지 않아?&quot;&lt;br /&gt;&quot;응.&quot;&lt;br /&gt;&quot;아쉽다. 아르바이트 있는 줄 알았으면 오늘 약속 잡지 말걸.&quot;&lt;br /&gt;&quot;아니, 괜찮아.&quot;&lt;br /&gt;&quot;나도 방금 에리나한테서 연락이 와서, 아무래도 오늘 약속은 취소해야 할 것 같아. 미안.&quot;&lt;br /&gt;&quot;그거 얘기해주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quot;&lt;br /&gt;&quot;뭐….&quot;&lt;br /&gt;&lt;/P&gt;
&lt;P&gt;그냥 메시지 하나면 충분했을 것을 굳이 얘기해주러 여기까지 왔다는 점이 조금 고마웠다.&lt;br /&gt;&lt;/P&gt;
&lt;P&gt;&quot;신경 쓰지 않아도 돼. 같이 약속한 거니까 다 같이 노는 게 더 재밌잖아.&quot;&lt;br /&gt;&quot;미안.&quot;&lt;br /&gt;&quot;정말 신경 안 써도 돼. 어차피 나도 집에 가서 해야 할 일 있으니까.&quot;&lt;br /&gt;&lt;/P&gt;
&lt;P&gt;키쿠치는 그 말에 뒷머리를 긁적이며 다시금 미안하다는 말을 뱉고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먼저 가보겠다며 자리를 떴다.&lt;br /&gt;&lt;/P&gt;
&lt;P&gt;&quot;시즈카, 데려다줄게.&quot;&lt;br /&gt;&lt;/P&gt;
&lt;P&gt;여전히 무심한 듯 다정한 그 목소리였다. 에리나가 연락이 와서 빨리 돌아가고 싶을 텐데도 데려다주겠다는 말에 망설임이란 없다. 역시 사나다의 이런 점이 좋은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면서 오토바이 뒤에 올라탔다. 익숙하게 헬멧을 건네주고 그것을 받아 쓰고 사나다의 옷깃을 잡자 기다렸다는 듯 바람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lt;br /&gt;학교에서 시즈카의 오피스텔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아 도착하는 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다.&lt;br /&gt;&lt;/P&gt;
&lt;P&gt;&quot;언제나 고마워.&quot;&lt;br /&gt;&quot;누가 들으면 매일 데려다주는 줄 알겠다.&quot;&lt;br /&gt;&quot;조심히 가, 키요. 에리나한테도 안부 전해주고.&quot;&lt;br /&gt;&quot;응.&quot;&lt;br /&gt;&lt;/P&gt;
&lt;P&gt;사나다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시즈카가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었지만, 이제는 거의 일과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시즈카가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간 지 10분. 그제야 사나다는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다 문득, 아까 전 시즈카가 줬던 편지가 떠올랐다. 당사자가 앞에 있으면 안 된다고 했지. 집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당사자는 지금 앞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읽어도 된다는 뜻과 같을 것이다.&lt;br /&gt;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생각을 마친 사나다는 편지봉투를 뜯어 안의 내용물을 꺼냈다. 편지지는 한 장이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을 썼길래 주는 사람 앞에서 읽지 말라고 한 것인지. 어쩌면. 정말로 그런.&lt;br /&gt;이런저런 상상을 겨우 억누르며 편지를 펼쳤다.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다.&lt;br /&gt;&lt;/P&gt;
&lt;P&gt;나름대로 길다고 한다면 긴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언제나 제대로 마음을 전한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렇다고 또 진지하게 말을 꺼내기는 조금 부끄러워서 이런 방법을 택했어. 참 새삼스럽지만 말이야.&lt;br /&gt;키요. 언제나 고마워. 너와 친구가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lt;br /&gt;앞으로도 즐겁게, 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lt;br /&gt;&lt;/P&gt;
&lt;P&gt;&quot;바보냐….&quot;&lt;/P&gt;
&lt;P&gt;&lt;br /&gt;사나다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뱉었다. 뭐, 거창한 내용이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정말 이런 내용이 쓰여 있을 줄이야. 새삼스럽기는 뭐가 새삼스럽단 말인가.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lt;br /&gt;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감사할 필요 없는 감사함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충분할 정도로 드러내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을 챙겨준다든가, 억지스러운 것에도 결국에는 어울려준다든가. 여동생도 잘 챙겨주는 데다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정말 이것저것을 도와주고 해주었다. 언제나 고맙다니, 그건 이쪽이 해야 할 말이었다. 모범생이라도 해도 좋을 시즈카를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면서 휘둘러댄 것은 자신 아니던가. 그런데도 시즈카는 지금껏 싫은 내색 한 번도 없이 정말 즐겁게 어울려주곤 했다.&lt;br /&gt;고맙다는 말은 이쪽이 하고 싶은데.&lt;br /&gt;하지만 이런 식으로 편지까지 써서 준 시즈카가 어쩐지 조금 귀여워져서, 사나다는 저도 모르게 헛기침을 하고는 다시 소중히 편지를 품 안으로 집어넣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amp;nbsp;&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전력드림 사나다</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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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 Nov 2015 23:09:0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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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박마/난포+카도쿠라]병문안</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45</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도박마 거짓말 사냥꾼 바쿠/난포 쿄지+카도쿠라 유다이&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라비린스편~프로토포로스 편 사이의 시기에 이런 일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써본 날조글입니다.&lt;/span&gt;&lt;/p&gt;&lt;p&gt;즉, 포괄적으로 프로토포로스 편 초반의 네타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lt;/p&gt;&lt;p&gt;커플링 성향이 애매모호하게 느껴져서 x가 아닌 +로 표기하였습니다.&lt;/p&gt;&lt;p&gt;보시는 분의 필터링에 따라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난포가 병실에 찾아왔을 때, 병실의 주인인 환자는 자고 있었다. 그건 조금 드문 일에 가까웠기에 난포는 저도 모르게 자는 카도쿠라의 곁에 다가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병원식이 맛이 없는 것인지, 신체가 아직 제대로 낫지 않은 탓인지 이전에 병문안을 왔을 때보다 더 체중이 줄어 보였다.&lt;/p&gt;&lt;p&gt;아마코 세이지와 거짓말 사냥꾼이 라비린스 게임을 한 게 벌써 한 달 전의 일이었다. 한 달 전, 카도쿠라는 그 게임에 입회하여 공정하게 게임을 진행했을 뿐만이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방해자에 불과했던 난포를 가볍게 무찔렀다. 하지만 난포를 손봐준 그 직후 게임 규칙을 위반한 미노와를 숙청하기 위해 입회인의 의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을 뻔했다. 난포의 입장에서 카도쿠라는 괴물과도 같은 강함을 지닌 자였지만, 미노와는 괴물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직도 천장에 철퍽 닿았던 카도쿠라의 살갗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붉게 물들어 시야를 방해하던 살갗. 그 살갗이 붙어있던 자리는 현재 흰 붕대로 칭칭 감겨 보이지 않았다.&lt;/p&gt;&lt;p&gt;돌이켜 생각해볼수록 놀라울 따름이었다. 죽음에 가까웠던 카도쿠라는 그 입회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큰 부상에도 미노와를 숙청시켰고,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끈질기게 생명의 끈을 잡아 살아남았다. 유감스럽게도 한쪽 눈은 잃었으나, 생명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싸게 먹힌 것에 가까웠다.&lt;/p&gt;&lt;p&gt;난포는 카도쿠라와의 결투에서 부끄러울 정도로 한순간에 승패가 갈린 이후, 그의 권유에 따라 카게로에 들어온 것인 만큼 카도쿠라가 살아난 것이 퍽 기쁜 편이기는 했다. 다만 지난 한 달 사이 카도쿠라가 병색이 짙어 보이는 것은 반갑지 않았다.&lt;/p&gt;&lt;p&gt;고작 한 달, 아니 벌써 한 달. 카도쿠라는 눈에 띄게 야위어가고 있었다. 어찌나 살이 빠졌는지 이전에 무서운 위압감을 주던 얼굴은 볼이 쏙 들어가 좀 더 약해 보이는 인상이었고, 탄탄하게 잡혀 매끄럽던 근육은 조금 빠진 듯 보였다. 병상에 있는 사람인 만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난포는 그 당연한 모습이 한 달이 넘어서는 지금까지도 익숙해지지 않았다.&lt;/p&gt;&lt;p&gt;사실 머리가죽이 벗겨지고 그로 인에 뇌에 손상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한 달 새 이만큼이나 회복한 게 더 기적 같은 수준이었다. 그는 죽었다 살아난 지금도 여전히 괴물 같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런데도 난포는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lt;/p&gt;&lt;p&gt;기분 나쁠 정도로 카도쿠라가 나약해 보였기 때문이었다.&lt;/p&gt;&lt;p&gt;눈을 감고 잠을 자는 카도쿠라는 야윈 얼굴로 인해 깨어 있을 때보다 더욱 나약해 보였다. 겉모습만으로 본다면 흡사 병에 걸린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난포는 그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설사 그것이 제 눈에 착각이라 해도 그랬다.&lt;/p&gt;&lt;p&gt;카도쿠라는 예전부터 지금껏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겉으로도 그랬고, 내면으로도 그러했다. 직접 얼굴을 보고 부딪힌 것은 고작 한 번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남자이기도 했다. 그게 어울리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였기에 더욱 불쾌했다.&lt;/p&gt;&lt;p&gt;그래서 난포는 굳이 카도쿠라를 깨웠다. 겨우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 오래 자고 있었는지는 상관없었다. 겉으로만이라 할지라도 나약해 보이는 카도쿠라 따위는 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가뿐히 이긴 남자의 이런 모습엔 관심 없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일어나라, 카도쿠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카도쿠라는 난포의 약간 거친 손짓에 금세 눈을 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뭐냐, 난포. 또 병문안이냐?&quot;&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quot;또냐니, 겨우 세 번째다. 용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있군.&quo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난포의 그 말에 카도쿠라가 큭큭, 웃었다. 난포는 병문안을 올 때마다 저 말을 했다. 자신이 죽었길 바라는 건지, 살아있길 바라는 건지 알기 힘든 모호한 말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입회인의 일은 어때?&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첫 병문안 때 16호 입회인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자신의 제의에 따라 카게로에 들어온 것까진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설마 자신이 잠시 회복 기간을 갖는 사이 난포가 16호를 채어갈 줄은 몰랐다. 뭐, 자신은 거의 죽은 사람에 가까웠으니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입회인이 된 시기가 빠른 것도, 호탈전이 부활한 현재 첫 호부터 나름대로 높은 호수인 것도 어쩌면 난포의 운일지도 몰랐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물을 필요도 없었군. 제국 타워에서 두령님의 곁에서 입회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난포는 무언으로 긍정적인 대답을 표현했다.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KY선언과 관련된 일이었다. 카게로는 그 일에 깊숙하게 개입했고, 그 판을 벌이고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그 거짓말 사냥꾼이었다. 그를 떠올리니 아주 잠깐 왼쪽 머리가 쑤시듯 통증이 일었다.&lt;/p&gt;&lt;p&gt;현재 회복기 아닌 회복기를 맞이하고 있는 카도쿠라의 입장에선 전부 건너 들은 내용 들 뿐이지만, 어느 정도의 내용은 알고 있었다. 두령님이 현 상황에서 행방불명인 것은 고사해도, 입회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난포가 두령님 곁에서 만족스러운 입회를 했다고 생각하니 제법 기특하기도 했다. 그에게 입회인의 일을 추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재를 가장 귀하게 여기는 카게로의 입장에서 난포 정도의 인재라면 만족스러울 것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런데 바쁘게 지내야 할 네가, 고작 내 얼굴이나 보려고 병문안을 온 거냐? 한가하군.&quot;&lt;/p&gt;&lt;p&gt;&quot;다음 주에 다시 복귀한다는 소릴 들어서 와 본 거다. 약해빠진 모습으로 복귀하는 건 아니겠지, 카도쿠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과연 이런 소식에는 빠르다. 아주 오래전에도 난포 특유의 통솔력이 눈에 띄었던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긴 했다. 그가 경찰이었던 점까지 감안하면 소식에 빠른 게 당연하다. 어느 시대건 빠른 정보는 곧 무기가 된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는 16호 입회인으로 되었다. 네가 복귀하게 되면 너는 몇 호를 받게 되지?&quot;&lt;/p&gt;&lt;p&gt;&quot;호를 뺏기는 게 겁이 나서 찾아온 건 아닐 테지, 난포. 네가 16호 입회인이 된 순간부터 나는 이미 16호가 아니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즐거움이 입가에 어리기 시작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는 2호로 복귀한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카도쿠라가 특유의 못난 표정으로 웃음을 짓자 난포는 그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옅게 숨을 뱉었다. 제국 타워에서 있었던 호탈전으로 인해 2호였던 야코 히코이치는 0호가 되었으니 자연스레 그 2호가 비게 되었다. 예상했던 바라면 예상했던바.&lt;/p&gt;&lt;p&gt;하지만 당사자에게서 직접 듣게 되니 기묘하게 흥분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여 난포는 병실에 들어올 때와 비교했을 때 훨씬 기분이 좋아 보였다. 마치 그 대답 하나를 위해 찾아온 것 같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얼른 복귀해라, 카도쿠라. 볼품없이 약해 보이는 그 꼴은 더 봐주기 힘드니까.&quot;&lt;/p&gt;&lt;p&gt;&quot;제법 건방진 말도 할 줄 알게 됐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기분 탓일까, 병실에 들어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생기 넘쳐 보이는 카도쿠라의 모습에 난포는 흡족한 기분을 즐겼다. 그래, 이런 모습을 원했다. 야위었다 해도 나약해 보이지 않고 그 박력이 넘치는 모습. 딱히 걱정을 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카도쿠라는 이전 모습 그대로 복귀할 것 같았다.&lt;/p&gt;&lt;p&gt;거기까지 판단하고 나자 더는 이곳에 볼일이 없었다. 난포는 찾아왔던 모습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딱히 돌아간다는 인사를 하거나 잘 가라는 인사를 받지 않았다. 그 점이 자신과 카도쿠라다웠다. 본래 그럴 정도로 살가운 사이가 아니었다.&lt;/p&gt;&lt;p&gt;하지만 난포는 2호로 입회하여 이전과 같은 모습의 카도쿠라를 볼 생각을 하니 아닌 척해도 기뻐져서, 저도 모르게 병실을 나서며 입가에 미소를 띠고 말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BL/NL/GL</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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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3 Oct 2015 00:32:4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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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강머리 백설공주/오비드림]열대야</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43</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none; float: none;&quot;&gt;&lt;span class=&quot;imageblock&quot; style=&quot;display: inline-block; width: 173px;  height: auto; max-width: 100%;&quot;&gt;&lt;img src=&quot;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7AF34A55D0999845&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cfile%2Ftistory%2F237AF34A55D0999845&quot; width=&quot;173&quot; height=&quot;243&quot; filename=&quot;downloadfile-107.jpg&quot; filemime=&quot;image/jpeg&quot; style=&quot;&quot;/&g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전력드림 서른 한 번째『열대야』&lt;/p&gt;&lt;p&gt;*빨강머리 백설공주의 오비 드림&lt;/p&gt;&lt;p&gt;*오리주 설정 있음&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lt;/p&gt;&lt;p&gt;*급마무리 주의. 퇴고없음 주의. 비문 주의. 오타주의.&lt;/p&gt;&lt;p&gt;#one_more_Dream&lt;/p&gt;&lt;p&gt;@Dream_Angel60&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늘따라 너무 무더운 날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늦은 저녁이 되어서도 무더운 기온은 내려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덕분에 릴라는 쉽사리 잠이 들 수 없었다. 본래 일찍 자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런 더위에는 일찍 자려 해도 잘 수 없는 법이다.&lt;/p&gt;&lt;p&gt;옅게 숨을 내뱉으며 걸치고 있던 가벼운 겉옷을 벗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입고 있는 것이었지만, 없어도 큰 문제는 없으니 벗어도 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무엇보다 이렇게나 더운데 더는 냉정하게 버티기가 힘든 탓도 있었다.&lt;/p&gt;&lt;p&gt;겉옷을 벗고 창문을 열&lt;/p&gt;&lt;p&gt;자 그나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창가 근처에 나무가 있어서 그 덕분인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lt;/p&gt;&lt;p&gt;릴라는 창가에 걸터앉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곳저곳을 산책하거나 나무 위를 떠돌아다니며 싱그러운 풀 내음 사이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싶었지만, 이곳은 왕궁이었다. 그런 식으로 움직였다간 침입자로 오해받을 것이 뻔했을뿐더러, 아닌 밤중에 소동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이 만약의 경우라 해도 말이었다. 릴라는 자신으로 인해 소동이 일어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욕구를 이성적으로 꾹 눌러버리고는 창가에 앉아 있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다. 쉽게 잠이 올 것 같진 않아도 더위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면 그 정도로 되었다.&lt;/p&gt;&lt;p&gt;릴라는 방 안에 있는 종이 몇 장을 쥐고 가볍게 팔락였다. 좀 더 시원해졌다. 밤새 이렇게 팔락이긴 힘들진 몰라도 잠이 올 때까지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어느 정도 계획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이 시간에 들릴 일이 없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아가씨, 주무세요?&quot;&lt;/p&gt;&lt;p&gt;가벼운 노크 이후에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오비였다. 조금 놀란 기색을 갖고 들어오라고 이야기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 아직 대답 안 했는데.&quot;&lt;/p&gt;&lt;p&gt;&quot;에이, 어차피 들여 보내 주셨을 거잖아요.&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맞는 말이긴 한데 방 주인이 아닌 오비가 그렇게 말하니 묘한 기분이었다.&amp;nbsp;&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이런 밤중에 여자 방을 찾아오다니, 예의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네.&quot;&lt;/p&gt;&lt;p&gt;&quot;깨어계실 거라 생각했으니까 어느 정돈 괜찮지 않을까요?&quot;&lt;/p&gt;&lt;p&gt;&quot;안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야?&quot;&lt;/p&gt;&lt;p&gt;&quot;아가씨는 더위 잘 타시잖아요.&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래서 와봤어요. 오비는 손에 들려 있는 술병과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것에 가볍게 얼굴을 찌푸렸지만, 내심 반가운 기색은 감출 수가 없었다. 오비도 릴라의 그 감정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술병을 열었다. 향긋한 과실주 냄새가 났다.&lt;/p&gt;&lt;p&gt;오비와 릴라는 창가에 같이 앉아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잔만 겨우 있는 궁색한 자리였지만, 그 조촐함이 오히려 좋았다. 술 자체가 과일로 담근 과실주여서일까, 달짝지근하니 별다른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근데 예전보다는 땀을 덜 흘리시네요.&quot;&lt;/p&gt;&lt;p&gt;&quot;의지로 참아내는 거야.&quot;&lt;/p&gt;&lt;p&gt;&quot;전 의지로 땀을 제어하지는 못하는데요.&quot;&lt;/p&gt;&lt;p&gt;&quot;아직 많이 부족하네, 오비. 정진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가벼운 농담이 오감과 동시에 작은 웃음이 터졌다. 열대야 속에 당연하다는 듯 피어난 것은 불쾌함이 아닌 즐거움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오비와 단둘이서 술을 마신 것이 오랜만인 것 같았다. 아니, 처음인가. 그렇게 인지하고 나니 갑자기 술이 확 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amp;nbsp;&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아직도 더우세요? 얼굴에 열이 오르신 것 같은데요.&quot;&lt;/p&gt;&lt;p&gt;&quot;아냐, 이제 좀 괜찮아졌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릴라는 잔에 남아 있는 술을 마저 들이켰다. 귓가에 후끈후끈 열이 느껴졌지만, 얼굴에 올랐던 열은 금세 가라앉아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술도 다 마셨네.&quot;&lt;/p&gt;&lt;p&gt;&quot;사실 한 병 더 들고 왔어요.&quot;&lt;/p&gt;&lt;p&gt;&quot;오비, 너 정말 술 지나치게 좋아하는 거 아니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릴라의 잔소리가 얽힌 목소리 톤에 오비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직 더웠고, 잠이 오진 않았지만 이만 오비를 돌려보내야 할 것 같았다.&amp;nbsp;&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이제 자러 가야지.&quot;&lt;/p&gt;&lt;p&gt;&quot;아가씨는 전혀 졸린 기색이 아닌데요.&quot;&lt;/p&gt;&lt;p&gt;&quot;그건 내 사정이고. 내일도 일은 해야 하지 않겠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왕궁에서 일하는 사람치고는 꽤 자유로운 위치의 두 사람이었지만, 나름대로 왕궁의 돈을 받고 사는 입장에서 너무 나태하게 늘어질 수는 없는 법이었다. 오비도 그 점에 대해선 동감하는 모양인지 별다른 반박이나 불평 없이 조용히 잔 속의 술을 비웠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내일도 술 가져올까요? 더울 땐 술이 좋죠.&quot;&lt;/p&gt;&lt;p&gt;&quot;그냥 네가 마시고 싶은 게 아니고?&quot;&lt;/p&gt;&lt;p&gt;&quot;그것도 있고요.&quot;&lt;/p&gt;&lt;p&gt;&quot;뭐, 상관없어. 내일도 덥다면야.&quot;&lt;/p&gt;&lt;p&gt;&quot;더울걸요, 분명히.&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어딘가 확신 어린 그 목소리에 릴라는 피식 웃고 말았다. 내일 기온이 어떨지는 쉬이 알 수 없는 법이지만, 왠지 오비의 말대로 될 것 같았다. 아니, 오비의 말대로 되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내일은 아가씨가 좋아하는 술로 가져올게요.&quot;&lt;/p&gt;&lt;p&gt;&quot;난 주스가 좋아.&quot;&lt;/p&gt;&lt;p&gt;&quot;섞어마시게요?&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비의 농담에 릴라는 오비의 어깨를 살짝 쳤다. 숨겨지지 않는 웃음소리가 오비와 릴라의 몸을 감쌌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열대야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quot;&lt;/p&gt;&lt;p&gt;&quot;그렇게 생각하시면 다행이고요.&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비는 빈 술잔과 빈 병을 집어 들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안녕히 주무세요, 아가씨.&quot;&lt;/p&gt;&lt;p&gt;&quot;잘 자, 오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비가 조용히 문을 닫고 사라지고 나서야 릴라는 가볍게 머리를 쓸어넘기고는 그대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열대야가 가져다준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 탓인지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lt;/p&gt;&lt;p&gt;곧 몇 분 지나지 않아 릴라는 그대로 잠에 빠졌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전력드림 오비</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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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6 Aug 2015 23:09:3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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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꿈에서 하지 못한 사과</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42</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none; float: none;&quot;&gt;&lt;span class=&quot;imageblock&quot; style=&quot;display: inline-block; width: 256px;  height: auto; max-width: 100%;&quot;&gt;&lt;img src=&quot;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0FCC4455ACEBE432&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cfile%2Ftistory%2F270FCC4455ACEBE432&quot; width=&quot;256&quot; height=&quot;404&quot; filename=&quot;downloadfile-139.jpg&quot; filemime=&quot;image/jpeg&quot;/&g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lt;/p&gt;&lt;p&gt;오리주 이름 및 설정 있습니다.&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비문, 오타 주의.&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근래 들어 꾸는 꿈이 있었다. 딱히 악몽이라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잊을만하면 그 꿈을 꿔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일이 있었다.&lt;/p&gt;&lt;p&gt;꿈속에서 자신은 인질로 잡혀있었다. 참 질리지도 않는구나 싶을 정도였지만, 문제는 에리나 역시 인질로 잡혀 있었다는 것이었다. A 구역에 자신이, B 구역에 에리나가 붙잡혀 사나다에게 선택을 종용한다. 누구를 먼저 구하러 갈 것이냐고.&lt;/p&gt;&lt;p&gt;히어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 진부한 협박은 언제나 꿈속에서도 어이없는 웃음을 자아냈지만, 실제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효과적인 것이었다.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와도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정말 현실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인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다가도 금세 멈췄다.&lt;/p&gt;&lt;p&gt;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에 계속 웃을 만큼 강하지는 못했다. 이미 과거의 전적이 있는데 당연한 일이었다. 과거와 현재가 얽힌 현실적인 가정이었으므로.&lt;/p&gt;&lt;p&gt;꿈이라서일까, 붙잡혀 있는데도 고민하는 사나다를 볼 수 있었다. 잡혀있는 1인칭의 시점과 그 자리에 없는 사나다를 3인칭의 시선으로 본다. 몸이 두 개로 갈라져 각자 지켜보는 것처럼.&lt;/p&gt;&lt;p&gt;꿈속에서의 사나다는 고민을 한다. 분노와 어쩔 줄 모르는 혼란스러움을 표정에 드러내며 끝까지 고민한다. 그렇게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결국 선택한다. 선택받은 사람은 에리나다.&lt;/p&gt;&lt;p&gt;자신이 먼저 선택하지 않은 쪽에는 키쿠치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부탁을 한 채 선택한 사람을 구하러 간다.&lt;/p&gt;&lt;p&gt;꿈에서 자신을 붙잡은 이들에게 비웃음이 어린 그 말을 전해 들어도, 딱히 상처라거나 충격을 받지는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인데 그런 걸 받을 이유가 없었다. 그 선택을 할 거란 사실 역시 이미 예상했으니까.&lt;/p&gt;&lt;p&gt;조롱 어린 시선과 말들을 무시하고 있으면 자신을 구하러 온 상대가 나타났다. 사나다는 에리나를 구한다. 자신은 키쿠치가 구해준다. 도움을 받고 사나다를 만나면 사나다는 그 피떡이 된 얼굴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미안하다고.&lt;/p&gt;&lt;p&gt;무엇에 미안한 건지 쓴웃음이 난다. 자신을 선택하지 않아서? 에리나를 우선시해서?&lt;/p&gt;&lt;p&gt;그런 우열을 가린 것에 사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lt;/p&gt;&lt;p&gt;상상으로만 남겨둔 일이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에리나를 먼저 택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건 당연한 가정이었다. 에리나는 사나다가 아끼고 지켜줘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하나뿐인 여동생이었다. 자신과 아무리 친하다 한들&amp;nbsp;여동생을 먼저 구하는 것이 당연지사였다.&lt;/p&gt;&lt;p&gt;그 점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섭섭함을 느낀 적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으니까.&lt;/p&gt;&lt;p&gt;하지만.&lt;/p&gt;&lt;p&gt;하지만 이런 식의 사과를 받게 되면, 존재하지 않았던 서러움이 불쑥 고개를 들이밀어 비참함을 억지로 안겨주었다. 사실 그 사과를 받는 것이 가장 비참했다.&lt;/p&gt;&lt;p&gt;어차피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다시 에리나에게 간다. 당연한 이치고, 당연한 일이니까.&lt;/p&gt;&lt;p&gt;사과할 필요가 없는 일인 것이다. 먼저 구해주길 바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사나다는 언제나 사과했다. 먼저 에리나를 구하고, 뒤늦게 먼저 구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lt;/p&gt;&lt;p&gt;사나다가 구해주지 않았더라도, 친구들이 구해줬다. 사과받을 이유가 없는데도 사과를 받는다. 그 점에 비참해진다.&lt;/p&gt;&lt;p&gt;그렇다면 사과해주지 않는 것이 좋을 텐데. 어차피 똑같은 상황이 또 벌어진다면 결국 선택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 사과를 받아봐야 또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lt;/p&gt;&lt;p&gt;사과의 이유가, 사과를 잇는 그 감정이 이어지지 않았다.&lt;/p&gt;&lt;p&gt;괜찮노라고 대답하려는 순간 꿈에서 깬다. 항상 그 부분에서 대답하기도 전에 꿈에서 깨어났다. 대답이 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그렇게.&lt;/p&gt;&lt;p&gt;꿈은 악몽이 아니었다. 악몽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밝았고, 그렇다고 마냥 좋은 꿈이라고 하기엔 기분이 묘한 찝찝함이 뒷맛을 나쁘게 했다.&lt;/p&gt;&lt;p&gt;꿈. 하지만 벌어질 수도 있는 현실. 꿈 자체가 아닌 그 연결고리가 악몽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미안해, 키요.&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꿈에서 대신하지 못한 말을 내뱉으며 마른세수를 한다. 그런 비참함을 품어버린 것에 대해서. 사과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lt;/p&gt;&lt;p&gt;정작 상처받을 수 있는 것은, 고생스러운 사람은 그 상황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사나다일텐데도.&lt;/p&gt;&lt;p&gt;혼잣말로 내뱉은 그 사과는 닿지 않았다. 꿈에서도 그랬듯 현실에서조차.&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드림</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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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0 Jul 2015 21:39:5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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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40</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none; float: none;&quot;&gt;&lt;span class=&quot;imageblock&quot; style=&quot;display: inline-block; width: 282px;  height: auto; max-width: 100%;&quot;&gt;&lt;img src=&quot;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39934F5543B0890E&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cfile%2Ftistory%2F2339934F5543B0890E&quot; width=&quot;282&quot; height=&quot;357&quot; filename=&quot;20141017_225705-1.jpg&quot; filemime=&quot;image/jpeg&quot; style=&quot;&quot;/&gt;&lt;/span&gt;&lt;/p&gt;&lt;p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lt;br /&gt;&lt;/p&gt;&lt;p&gt;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lt;/p&gt;&lt;p&gt;렛츠드림 합작에 참가한 드림입니다. 주제는 '최애의 시선'이었습니다.&lt;/p&gt;&lt;p&gt;주제가 자유롭게 여러가지로 생각될 수 있는 주제인만큼 따로 제목을 구상하지도, 짓지도 않았습니다.&lt;/p&gt;&lt;p&gt;합작 주소는 이쪽으로→&amp;nbsp;http://letsdream0322.tistory.com/14&lt;/p&gt;&lt;p&gt;&lt;br /&gt;&lt;/p&gt;&lt;p&gt;오리주 이름 및 설정&amp;nbsp;있습니다.&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비문, 오타 주의.&lt;/p&gt;&lt;div&gt;&lt;p style=&quot;color: rgb(137, 137, 137); font-family: Gulim; letter-spacing: -1px; line-height: 25px; padding-top: 0px !important; padding-bottom: 0px !important;&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color: rgb(137, 137, 137); font-family: Gulim; letter-spacing: -1px; line-height: 25px; padding-top: 0px !important; padding-bottom: 0px !important;&quot;&gt;&lt;br /&gt;&lt;/p&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lt;br /&gt;&lt;/span&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lt;br /&gt;&lt;/span&gt;&lt;/div&gt;&lt;p&gt;사나다는 키쿠치와 함께 대전게임을 하다가 패배한 것에 몸부림쳤다. 이길 수 있었는데, 버튼을 잘못 누르는 바람에 져버리니 괜히 기분이 상했다. '나 안 해!' 하고 외쳐대며 이 승부를 인정하기 싫다는 것처럼 굴었음에도 키쿠치는 상관없다는 것처럼 '음'하고 버릇처럼 소리를 내고는, 말없이 혼자서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한편 시즈카는 두 사람이 그러거나 말거나 크게 관심 없어 보이는 얼굴로 책을 읽고 있었다. 책 커버가 씌워져 있어서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 평소 읽던 것들과 비슷하게 재미없어 보이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제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책을 읽는 시즈카를 보면서 사나다는 새삼스럽게 그녀에 대해서 곱씹기 시작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아직도 시즈카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했다. 오렌지빛에 가까웠던 갈색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단호한 눈매와 꾹 다물어진 입술. 그 모든 것들이 만나 온몸으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던 모습. 자신을 향해 거부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마치 세상 모두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분 탓의 일로 시즈카가 맹렬하게 거부하고 있던 것은 노는 것이 지저분한 편에 속하는 약해빠진 양아치 무리였다. 함께 놀자고 권유하는 것치고는 명백하게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어서, 시즈카는 붙잡힌 채 벗어나지도 못하고 둘러싸여 있었다. 그게 사나다가 시즈카를 처음으로 인식하고 보고, 만났던 순간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실 사나다는 시즈카를 보았을 때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예쁘게 생겼네, 라던가 머리카락 색이 화려하네, 라는 사소한 생각조차 없었다. 그저 보았고, 시선이 마주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시선이 마주쳤을 때, 사나다는 별다른 생각 없이, 무관심하게 지나칠 수 없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너도 지나치겠지. 왠지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체념에 가까운 그 시선과 마주친 순간, 알 수 없는 오기가 오른 것은 사실이었다. 모른 척 넘어갈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런 시선까지 받고 나니 더욱 지나칠 수 없었다. 어차피 시즈카를 둘러싸고 있는 그 녀석들이 무서웠던 것도 아니고, 노는 방식이 더럽다 보니 오히려 짜증이 나던 참이었다. 그래서 시즈카를 가두고 있는 그 녀석의 어깨를 꽉 쥐고 으르렁댄 것은 비단 그녀의 시선 탓은 아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야, 싫다잖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순간 시즈카가 놀란 기색의 눈빛을 하는 것을 보았다.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처럼. 신기하게도 그 시선을 보고 괜히 도와줬나, 싶기보다는 그 정도로 이런 상황에서 타인의 무관심에 익숙했던 것처럼 보여 아주 잠시 동정이 일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quot;사나다, 갈 길이나 가라.&quo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양아치 무리에서 나름대로 우두머리로 있는 녀석은 당연히 자신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평상시에 그렇게 좋은 사이도 아니었는데, 이런 상황에 끼어들기까지 했으니 당연히 적대심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사이좋게 하하 호호 지낼 생각도 없었기에, 하여간 하는 짓이 약해빠진 양아치 정말 그대로라고 생각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갈 길 가고 있었는데 네가 길을 막았잖아. 노골적으로 싫다고 하는데 좀 놔주지그래.&quot;&lt;/p&gt;&lt;p&gt;&quot;얘가? 그런 적 없는데?&quot;&lt;/p&gt;&lt;p&gt;&quot;여기 오기 전부터 다 들렸거든. 안 그러냐, 키쿠치?&quot;&lt;/p&gt;&lt;p&gt;&quot;응.&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노려보는 것처럼 미간에 힘을 주었다. 안타깝게도 저쪽의 기에 눌릴 정도로 약해빠진 편도 아니었을뿐더러, 이길 자신까지 있었다. 덤빌 테면 덤벼봐. 그런 위압감을 주었는지, 무리 녀석들이 약간 주춤하는 기색이 보였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quot;네가 무슨 정의의 사도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모양인데, 까불지 마라.&quot;&lt;/span&gt;&lt;/p&gt;&lt;p&gt;&quot;지금 까부는 쪽은 네 쪽 아니냐? 꺼질 거면 얼른 꺼져.&quot;&lt;/p&gt;&lt;p&gt;&quot;너 밤길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이윽고 재수 없다는 말을 비롯한 몇몇 혼잣말들을 남긴 채, 그들은 투덜거리며 그녀를 내버려 둔 채 사라졌다. 그까짓 협박에 겁을 먹을 일도 없었고, 볼일도 끝냈다고 생각했기에 아무 생각 없이 등을 돌렸다.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즈카가 붙잡아버리는 통에, 조용히 사라지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자신들의 이름을 물은 후, 시즈카는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해주며 스스로 소개했다. 어차피 이름을 물어본 것도 어디까지나 예의상인 이유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 정도의 만남이었을 뿐이라고. 그래서 이름을 가르쳐주고 헤어지고 난 이후에는 시즈카의 존재를 거의 잊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인사를 해도 그저 맞인사를 해주고 금세 잊어버리는, 겨우 그 정도의 존재감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래서 직접 만든 도시락을 들고 와 건네주었을 땐 상당히 놀랐다. 답례라고 받는 것이 수제도시락이라니 조금 우습기도 하고 놀라워서 멀뚱멀뚱하게 보자, 그녀는 조금 부끄러운 기색으로 '어떤 식으로 답례를 해야 할 지 몰라서'라고 내뱉었다. 미안하게도 그 대답을 들은 순간 웃어버린 기억이 났다. 어딘가 시대착오적인 그 답례에, 그것도 스스로 조금 자각하고 있다는 그 모습에 말이다. 재미있는 녀석이네.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날을 이후로 친해지게 되었다.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해야 할까, 어영부영 이라 해야 할까. 어느새 그녀는 자신과 키쿠치 사이에 있는 친구로 자리 잡아 없으면 조금 허전할 정도의 위치를 갖게 되었다. 자신이나 키쿠치와는 달리 그녀는 공부로도 똑똑해서 성적 관련으로 도움을 받은 것도 여럿 있었고, 아무래도 남자이고 성격 탓에 부족한 섬세함을 그녀가 대신 채워주었다. 게임으로 치환해서 생각한다면, 꽤 밸런스 맞는 팀이었을 것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하지만 사나다는 가끔 시즈카의 존재가 신기하게 여겨질 때가 있었다. 예전부터 사나다에게 가까운 친구라고는 키쿠치 정도뿐이었고, 그 외에 가끔 인사를 주고받는 친구들도 있긴 했지만, 그 중 이성 친구는 없었다. 동성 친구들도 많지 않았는데, 친하게 지내는 이성 친구라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을 달고 사는 사람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lt;/p&gt;&lt;p&gt;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 노는 것은 사나다의 성격이 아니었다. 이성 친구들의 관심을 끌려는 것처럼 일부러 말을 걸며 지내는 것도 그랬다. 그랬기에 시즈카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며 함께 어울리며 노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자신을 꺼리던 다른 여자들이나, 무서워하던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아니, 그냥 시즈카가 특별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토록 자신과 거리가 먼 평범한 여자애라고 생각했는데.&lt;/p&gt;&lt;p&gt;&lt;br /&gt;&lt;/p&gt;&lt;p&gt;단호하게 내뱉는 말로는 알아채기 힘든 성격이었으나, 생각 외로 시즈카는 분쟁 없이 조용하고 말없이 지내는 편에 가까웠다.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구태여 소란스럽게 노는 타입이 아닌 듯했다. 첫인상과는 다른 이미지였기에 어느 정도 말을 트고 지내면서도 '아, 왠지 잘 안 맞겠네.' 조금 그렇게 생각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자신은 조용히 논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을 정도로 조금 튀는 편에 속했다. 나름대로 키쿠치하고만 어울리며 몰려다니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그것은 싸움을 좋아하는 자신의 호전적인 성격과 더불어 여기저기서 시비를 걸어오는 다른 녀석들 탓이 크다고 생각했다. 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튀기 위해 야단법석을 부리진 않는다. 그런데도 튄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튄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서는 반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 시즈카는 명백히 후자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거리낌 없이 자신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가끔은 신기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보다는 그녀와 비슷한 친구들을 여럿 사귀어 좀 더 잘 맞는 이들과 줄곧 놀 수 있을 텐데도 시즈카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같이 노는 게 재미있나? 당연히 그런 물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 물음은 처음 어울릴 때부터, 여전히 어울리고 있는 지금까지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열심히 독서에 집중을 하는 시즈카를 조용히 불렀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quot;시즈카.&quot;&lt;/span&gt;&lt;/p&gt;&lt;p&gt;&quot;왜?&quot;&lt;/p&gt;&lt;p&gt;&quot;너는 우리랑 노는 게 재밌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는 책에 집중하고 있던 시선을 금세 올리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나온 목소리도 말할 것도 없다는 것처럼 '당연하지' 하고 내뱉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재미가 없는데 같이 어울릴 리가 없잖아. 무슨 바보 같은 소리니?&quot;&lt;/p&gt;&lt;p&gt;&quot;아니, 새삼 생각해보니 굳이 우리 같은 애들이랑 어울리나 해서.&quot;&lt;/p&gt;&lt;p&gt;&quot;왜? 나랑 같이 노는 게 지루해?&quot;&lt;/p&gt;&lt;p&gt;&quot;뭐? 그게 아니라.&quot;&lt;/p&gt;&lt;p&gt;&quot;뭐야. 갑자기 왜 그래. 나랑 노는 게 그렇게 재미없어?&quot;&lt;/p&gt;&lt;p&gt;&quot;그런 게 아니라니까.&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끄응, 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키쿠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키쿠치는 모르는 척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순간 얄미운 마음에 게임기를 빼앗아 게임 오버를 시켜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절박한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 시즈카가 빤히 쳐다보는 시선은 거두어지지 않았다. 입이 방정이지, 괜히 말했다 싶었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했기에 결국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너랑 노는 게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네가 우리랑 노는 게 재미있는지 궁금해서 그런 것뿐이야. 억지로 맞춰주고 있나 해서.&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또한, 자신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았나 싶어서. 이제야 좀 솔직해졌다고 해야 할까, 제 불안을 제대로 인식한 사나다는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와 깨달은 사실이지만, 사나다는 자신이 시즈카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진 것이었다. 그것도 좋은 쪽이 아닌 나쁜 쪽으로.&lt;/p&gt;&lt;p&gt;&lt;br /&gt;&lt;/p&gt;&lt;p&gt;어쩌다가 이런 모범생과도 같은 사람이 자신과 어울리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나 조용하고 바른 생활을 하는 시즈카가 겉보기부터 다른 자신과 친해지리라 생각조차 못했던 것처럼, 어울리게 된 경위조차 잘 모르게 되었다. 아직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는 화려하게 옷을 입고 꾸미는 편도 아니었고, 피어싱이나 문신을 한 적도 없었다. 아,&amp;nbsp;&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물론 피어싱은 지금은 한 상태지만. 피어싱도 처음에는 전혀 생각이 없는 듯 했지만, 어느 날 생일선물로 피어싱을 선물해달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또한, 함께 어울리고 난 이후 시즈카는 자신과 같은 시기에 오토바이 면허를 따고, 오토바이까지 장만해서 가끔씩 같이 달리고는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즈카가 오토바이를 무척 좋아하느냐면 또 그런 것도 아니었다. 속도를 너무 내면 무섭지만, 그럭저럭 타면 즐거운 그 정도일 것이다. 자만감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확실히 시즈카는 자신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amp;nbsp;&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자신과 시즈카는. 당연히 그랬다. 살아온 방식도 달랐고, 보는 시선도 달랐다. 시즈카가 평범하고 지루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한 순간을 보내왔다면, 사나다는 소란스럽고 주먹 만이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을 보내왔다.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랬기 때문에 시즈카가 자신의 영향을 너무 받는 것 같아서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에리나가 자신의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 시즈카에게도 그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못내 불편했다. 어쩌면 안 좋은 영향이란 영향은 전부 끼치고 있을지도 몰랐다. 해가 되는 존재인 것이 아닐까. 그것이 걱정되고, 그것이 염려될 뿐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하지만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이 무색하게, 시즈카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사나다의 팔을 살짝 잡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키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quot;&lt;/p&gt;&lt;p&gt;&quot;어?&quot;&lt;/p&gt;&lt;p&gt;&quot;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거 아니지? 네게 그런 걱정을 끼칠 정도로 내가 못 미덥니?&quot;&lt;/p&gt;&lt;p&gt;&quot;아니. 딱히 걱정이라기보단….&quot;&lt;/p&gt;&lt;p&gt;&quot;내 성격상 싫은 걸 억지로 맞춰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처럼 조용하게 살던 애가 나름대로 온갖 문제에 휘말리던 너랑 어울리게 된 게 걱정스러워?&quot;&lt;/p&gt;&lt;p&gt;&quot;뭐….&quot;&lt;/p&gt;&lt;p&gt;&quot;에리나랑 겹쳐보고 그런 거구나. 확실히 내가 너를 만나기 전과 비교했을 때 변한 것은 사실이야. 네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 하지만 나는 내 변화에 만족해. 이전보다 더 즐거워졌고,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 들어. 너를 비롯한 키쿠치도 포함해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amp;nbsp;&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그런 영향, 좀 받으면 어떠니.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quo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부드럽게 웃는 그 얼굴에 사나다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 말이 맞다는 것처럼 보고 있는 키쿠치의 표정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나다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알았다고.' 하고 퉁명스레 대답했다. 갑자기 밀려오는 쑥스러움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시즈카는 작게 웃고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던 그 말에 묘한 안도감을 느끼며, 사나다는 제 감정을 금세 추슬렀다. 불안감이 걷히고 나니 자신과 조금 닮아진 그녀에게 일상적으로 나오던 호감이, 새삼스러울 정도로 다가왔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좋아하는 것일까.&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는 그 점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않았다. 그것이 시즈카의 감정이건, 시즈카에게 갖는 감정이건 어느 쪽이던 간에, 쉽게 판단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키쿠치의 손에서 게임기를 빼앗아 들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키쿠치, 이제 나한테 넘겨. 오랜만에 시즈카랑 호각을 겨뤄볼 테니까.&quot;&lt;/p&gt;&lt;p&gt;&quot;어머, 예전의 나라고 생각하면 안 될 텐데.&quot;&lt;/p&gt;&lt;p&gt;&quot;그건 결과를 보고 얘기해보자고.&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와 사나다는 키쿠치를 치워버리듯 밀어내고는 각자 게임기를 붙잡고 버튼 몇 개를 누르며 집중했다. 이윽고 게임이 시작하기 직전, 사나다는 시즈카의 귓가에서 반짝이는 피어싱을 보고 작게 웃었다가 먼저 공격할 수 있는 순간을 놓쳤다.&amp;nbsp;&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순간, 사나다가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는 시즈카는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합작</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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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 May 2015 01:12:4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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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박마/카도쿠라 유다이 드림]</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39</link>
      <description>&lt;p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lt;span class=&quot;imageblock&quot; style=&quot;display: inline-block; width: 450px;  height: auto; max-width: 100%;&quot;&gt;&lt;img src=&quot;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401843A5543C39E17&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cfile%2Ftistory%2F2401843A5543C39E17&quot; width=&quot;450&quot; height=&quot;519&quot; filename=&quot;Screenshot_2015-04-26-17-32-17 (1).jpg&quot; filemime=&quot;image/jpeg&quot;/&g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도박마 거짓말 사냥꾼 바쿠/카도쿠라 유다이 드림&lt;/p&gt;&lt;p&gt;렛츠드림 합작에 참가한 드림입니다. 주제는 '최애의 시선'이었습니다.&lt;/p&gt;&lt;p&gt;주제가 자유롭게 여러가지로 생각될 수 있는 주제인만큼 따로 제목을 구상하지도, 짓지도 않았습니다.&lt;/p&gt;&lt;p&gt;합작 주소는 이쪽으로→&amp;nbsp;http://letsdream0322.tistory.com/17&lt;/p&gt;&lt;p&gt;&lt;br /&gt;&lt;/p&gt;&lt;p&gt;드림주 이름 없습니다.&lt;/p&gt;&lt;p&gt;이전 쓴 단편과 동일한 전속 입회인&amp;amp;전속 회원 관계 설정이 있습니다.&lt;/p&gt;&lt;p&gt;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쪽으로→&amp;nbsp;&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http://hikashome.tistory.com/28&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회원이 전속 입회인을 불렀다는 전화에 나갈 채비를 하며, 카도쿠라는 자신의 전속 회원을 생각했다. 전속 입회인. 클럽 카게로라는 조직은 일반 세상 뒤에 존재하는 조직으로 도박 중개 기관이라 할 수 있었다. 1명의 두령, 100명의 입회인과 그 아래 수없이 많은 조직원이 있었고, 단 48명만을 회원으로 받았다. 그 48명 중 한 사람이 바로 자신의 전속 회원인 그녀였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연찮은 기회로 회원권을 얻게 되었을 때 카도쿠라는 그 자리에 함께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녀의 상대였던 회원의 전속 입회인이 다른 게임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대신 불려 온 것이었지만,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그럼 이제 제가 카게로의 회원이 된 건가요?'하고 물어오던 목소리. 천사 같은 선량한 얼굴로 탐욕이란 이름의 승리를 거머쥐던 순간. 특별할 것 없던 순간이었으나 그 순간 그녀는 기묘한 아름다움을 뿜어냈기에 기억하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카도쿠라는 자신의 전속 회원이 퍽 마음에 드는 편이었다. 단순히 그녀가 일반적인 사람보다 예쁜 축에 속해서는 결코 아니었다. 그녀가 가진 그녀 특유의 도박 방식이 흥미로웠고, 꽤나 재밌다고 생각했다. 카도쿠라가 그녀가 마음에 든다고 판단한 것은 어디까지나 외양의 문제가 아닌 그녀의 사고방식과 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재밌었기 때문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게임을 하곤 했다. 방식이 다르다기보다는 임하는 모습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그래, 그녀는 다른 회원들과는 달랐다. 게임에 참가하는 이들이 갖는 특유의 독기라던가 무감정한 외면 같은 것은 전혀 없이 게임을 이끌었다. 유약해 보이는 외모에 걸맞게 무척이나 유약하기 짝이 없는 신체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단순히 그 정도의 사실로 약하다는 인상이란 판단을 내리기엔 그녀는 너무나도 실력이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는 카도쿠라가 만난 회원 중 그 누구보다 무척 온순한 성격을 지닌 만큼, 게임에서도 그 성격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패도, 돈도 내어줄 만큼 내어준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자신이 내어준 만큼의 몫에 어느 정도의 금액을 덧붙여 다시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척 은밀하고 조용하게 이루어지는 일이어서, 멍청한 상대의 경우엔 눈치채지 못했고, 똑똑한 이들의 경우엔 혀를 내두르거나 이를 갈며 분개했다. 그녀는 이익은 보지만 살해당할 만큼은 아닐 정도의 금액만 가지는 셈이었으니까.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살해당하지 않는다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10엔을 잃으면 그러려니 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고, 반대로 10엔을 잃으면 가진 상대를 철저하게 짓밟아버리는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승리하고 돈을 따는 순간, 그녀의 목에는 칼이 들이밀어 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상대들을 순식간에 파악하기라도 한 것처럼 언제나 목숨을 연명했다.&amp;nbsp;&lt;/p&gt;&lt;p&gt;&lt;br /&gt;&lt;/p&gt;&lt;p&gt;보통 이 바닥에서는 한 방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 결국엔 마지막 판돈이 커지기 마련이었고, 그 마지막 판돈으로 가장 큰 승리와 가장 큰 패배가 갈린다. 도박꾼들은 언제나 큰 '한 방'을 원했고, 대체로 그것으로 승리가 갈렸다. 다만 그녀는 그 큰 '한 방'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겁쟁이에 가까운 방식이지만, 어떻게 보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적어도 목숨의 위협이 낮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니까. 하지만 비겁하다느니, 겁쟁이라느니 말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것은 그녀를 이긴 승자뿐이다. 폭력이 곧 생이듯 승부에서 진 자는 이기기 위해 모든 수를 썼음에도 진 자들일 뿐이다. 그런 이들에게 그녀를 향한 그러한 비난을 할 자격 따윈 당연히 없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카도쿠라는 낮게 웃으며 옷을 챙겨입고, 자신의 장갑도 끼며 열린 차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이내 차는 문이 닫히며 전속 회원이 기다리고 있는 목적지로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lt;br /&gt;&lt;/span&gt;&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어디까지 생각했더라. 아, 그래, 그녀. 그녀에겐 비단 게임을 하는 방식만이 독특한 것은 아니었다. 독특한 말버릇도 있었다.&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카도쿠라 씨에게 행운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바로 그것이 그녀의 말버릇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모든 게임의 시작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매번 승리를 거머쥐었다. 보통은 자신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언급하지만, 그녀는 게임을 주도하는 공정한 심판자인 자신에게 깃들라 말했다. 단순한 징크스일 수도 있었지만, 듣기 싫은 소리인 것이 아닌 것은 사실이었다. 처음에는 무슨 속셈이 있는 것인가, 자신을 게임에 끌어들일 속셈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녀가 게임을 하는 방식을 몇 번 지켜보고 나니 전혀 상관없는 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저 재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 없이 그런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말을 내뱉은 게임들은 전부 그녀의 승리가 되었다. 게임에서도, 생의 승부에서도.&lt;/p&gt;&lt;p&gt;&lt;br /&gt;&lt;/p&gt;&lt;p&gt;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이 세계에선 폭력만이 힘이다. 삶은 곧 폭력. 폭력은 곧 생. 폭력을 갖추지 못한 자는 게임에서 승리자가 된다 한들 생명에 관해선 쉽게 패배자가 되었고, 조금의 폭력 차이로 부족한 쪽은 승리도 목숨도 사라지곤 했다. 그만큼 폭력만이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도박의 운보다, 속임수보다, 머리보다 훨씬 필요로 요구되는 것이 폭력인 것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하지만 그녀는 폭력이라기엔 너무나 얄팍하고 보잘것없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데리고 다니는 경호원도 기껏해야 셋. 그마저도 둘은 뒷골목에서나 통하는 평범한 양아치들에 가까웠다. 정말 좋게 봐줘야 썩 그럴듯한 사람이 겨우 하나일 뿐이다. 다른 회원들의 경우 절대적인 실력자를 한 명씩은 지니거나, 혹은 머릿수로라도 꽉 채워 다녔다. 큰돈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는 법이었으니,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가 이쪽 세계 기준으로 비정상적인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카도쿠라는 그녀가 내뱉는 말에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마법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순진하고 우스운 생각이었지만, 순간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그녀는 정말로 특별했다. 약한데도 삶에 대해서도 결코 패하지 않는 그런 특별함. 카도쿠라는 그런 특별함이 싫지 않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런 약해빠진 그녀가 상냥하게 웃어 보일 때마다 카도쿠라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전율? 어쩌면 소름이 끼치는 감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순수한 감탄이 섞인 것일 테다. 그 정도로 약하디약한 폭력을 지닌 여자가 아직 살아있음에. 죽지 않을 정도라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게임을 하고 있음에.&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는 돈이 부족해서 사람을 고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고, 인맥이 부족하여 좋은 실력자를 구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을 듣고 조사를 해본 결과 드러난 명확한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토록 얄팍한 폭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특정한 목표가 있는 탓인 것이 분명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의 게임은 몇 수 앞을 보고 하는 게임은 맞았으나 이기기 위한 것이 목적은 아닌 게임이었다. 소정의 이득으로 만족하는 것도, 그마저도 잃어도 상관없는 것처럼 초월한 모습인 것은 그녀가 게임 그 자체를 즐겁게 즐기기 때문일 것이다. 혹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것까지 알아야 할 만큼 중요한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카도쿠라는 개인의 호기심을 잃진 않았다. 그래서 언젠가 언제나처럼 승리를 거머쥔 그녀에게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다. 본래라면 결코 물어보지 않았을 그것을 물었을 때 그녀는 흔쾌히 얘기해주겠노라고 대답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렇군요. 지금껏 그걸 물어온 사람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물어본 사람이 카도쿠라 씨니까 특별히.&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는 그렇게 웃으며 자신의 비밀을 아주 조그맣게, 카도쿠라의 귓가에 속삭였다. 곧, 그의 시선이 충격을 받은 듯 미미하게 떨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는 아무것도 노리지 않아요. 승리도, 목숨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자신이 옳게 이해한 것이 맞느냐는 것처럼 시선이 얽혔을 때, 그녀의 눈은 진실임을 드러내듯 웃음을 살살 포함하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는 게임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라 목숨에 게임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만큼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돈에 관심이 없었을 뿐. 얻으면 어딘가 써먹을 수 있고, 잃으면 그뿐이라는 마음가짐. 그녀의 관심은 돈에 전혀 없었다. 단지 자신의 목숨이 이곳에서 끝나느냐 아니냐. 그것이 가장 중요했던 것이다. 다른 숭고한 목적도 아닌, 그저 게임에 얽긴 삶. 그뿐.&lt;/p&gt;&lt;p&gt;&lt;br /&gt;&lt;/p&gt;&lt;p&gt;상대가 위압적으로, 목숨을 노리면 태연하게 대한다.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는 듯이, 상대가 제아무리 많은 숫자와 무시무시한 폭력을 내보여도 아무런 틈도 내주지 않는다. 단지 정말로 목숨에 체념했을 뿐인데, 그 변하지 않는 태도에 상대가 변하는 것이다. 자신보다 더한 폭력이 있거나 꿍꿍이가 있다고 지레짐작을 하고 물러나는 것. 꼭 그렇지 않더라도 상황이 그녀를 돕고는 했다. 어떠한 상황이 찾아와 상대편이 빠르게 떠나지 않으면 위험한, 그런 순간이 왔다. 마치 신이 아직 그녀가 죽기엔 너무 이르다며 말리는 것처럼. 그 모든 것들이 뒤섞이고 어우러져 그녀가 그것을 노리고 한 것이 아닌데도, 지금까지의 상대는 그렇게 물러난 것이다. 그렇게 그녀의 목숨이 유지된 것이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소름이 쭈뼛 돋았다. 노리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런데도 지금껏 살아있다는 사실에, 그 누구보다 목숨에 미련이 없다는 사실에 그랬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회원들은 대다수 목숨에 한껏 미련이 있었다. 그 외에는 거창한, 각자가 느끼는 숭고한 목적에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된 이들이었다. 단지 그녀만 그 어떠한 이유 없이 제 목숨을 물가에 내밀고 그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누군가 물에 밀어 넣기를, 발로 차버리기를.&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듣고 나니 흥미가 없어졌나요? 언제든 죽이고 싶을 때 죽여도 좋아요. 카도쿠라씨의 손에 죽는 게 가장 즐거울 테니까.&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 웃는 얼굴을 마주 보는 얼굴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 누가 그랬던가. 여자는 죽기 직전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그렇다면 그녀를 처음 봤던 그 날, 그녀가 그토록 아름다워 보였던 것은 생에 미련없이 목숨을 내놓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미친 여자.&lt;/p&gt;&lt;p&gt;&lt;br /&gt;&lt;/p&gt;&lt;p&gt;입 밖으로 차마 내뱉지는 못했으나 이 여자는 분명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임의 승패에 운을 걸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가 자신을 죽일 것인지, 아닌지에 운을 걸었다. 어느 정도의 조작은 가능할지라도, 그 목숨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목숨을 취할 자를 기다리는 것처럼. 불리한 승부도 받아들이고, 그렇다고 결코 일부러 지지는 않는다. 자신의 명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한 사람처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그게 목숨을 죄어오는 상황에서 느끼는 쾌감에 지배된 사람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가 미쳤다는 사실에는 변함을 줄 수 없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이기기 위해 대다수 자신에게 유리한 속임수를 쓴다. 작은 것이건 큰 것이건 마찬가지였다. 도박꾼은 절대 운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 운에 거는 순간 100%의 승리란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니까. 그래서 게임을 제의한 쪽은 언제나 속임수를 쓰기 좋은 유리한 위치를 잡았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그 상황을 뒤집을 속임수를 은밀하게 준비했다. 도박이란 곧 속임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운에 거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거야 당연하다. 자신의 귀한 목숨을 어찌 운, 하나에 걸 수 있을까.&lt;/p&gt;&lt;p&gt;&lt;br /&gt;&lt;/p&gt;&lt;p&gt;하지만 그녀는 운에 걸었다. 승패도, 목숨도 전부 운에 걸고 그 희박한 확률 속에서 살아남고는 하는 것이다. 그녀의 모든 것은 놀라울 정도의 큰 행운 아래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운이 좋은 것인 한편, 오래 유지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녀는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고, 오히려 인지하기에 운에 거는 것이다. 그 운이 언제 끝이 날지 몸소 체험해보려는 것처럼. 어지간히 미친 것이 아닌 이상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게 당연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카도쿠라는 그녀가 일반인에 가까울 정도로 제정신이라고 판단했던 자신의 의견을 수정했다. 그녀는 일반인이라고 하기엔 지극히도 비정상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었다. 상식적인 부분에선 일반인에 가까울 정도였지만, 게임에서만큼은 달랐다. 미친 사람이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 여자.&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렇기에 카도쿠라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었다. 다른 회원과는 다른 그 미친 모습에, 그 얄팍한 생명의 끈 속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그렇다고 결코 스스로 제 목숨을 놓아버리는 일을 하지 않는 그녀의 행동에. 아마 그녀를 보며 전율을 느낀 것도, 본능적으로 그녀의 미친 모습에 이끌렸던 탓인지도 모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쯤 되니 카도쿠라는 그녀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얄팍한 운에 의지한 채 어디까지 살아남아 어디까지 승리할지 궁금했다. 그 운이 끊어지는 순간, 그녀는 나락으로 떨어지다 못해 진흙탕 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터였다. 그 꼴이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관심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그런 기묘한 관심이 카도쿠라의 뇌리를 계속 찔러댔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녀의 전속 입회인은 어차피 자신. 그렇다면 자신이 죽기 전까진, 다른 게임을 먼저 진행하기 전까진 그녀의 무패행진을 지켜보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부른 이 순간까지도.&lt;/p&gt;&lt;p&gt;&lt;br /&gt;&lt;/p&gt;&lt;p&gt;카도쿠라가 거기까지 생각을 마쳤을 땐 이미 문 하나만을 남겨두고 목적지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는 그 닫힌 문을 망설임 없이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어떤 남자와 평소와 다름없이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는 그녀가 있었다. 그 얼굴을 보면서 과연 오늘은 그녀의 운이 끝이 날지, 혹은 위태로이 계속 이어질지 궁금해하며 카도쿠라는 두 사람 사이에서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이 게임을 진행하게 된 16호 입회인, 카도쿠라 유다이입니다. 이 게임, 이 카도쿠라가 아무 탈 없이 승부를 진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합작</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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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 May 2015 01:05:5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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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그건, 기적</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38</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전력드림 예순 네번째 &amp;nbsp;『그건, 기적』&lt;/p&gt;&lt;p&gt;*클로버의 사나다 키요히데 드림&lt;/p&gt;&lt;p&gt;*오리주 설정 있음&lt;/p&gt;&lt;p&gt;*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lt;/p&gt;&lt;p&gt;*급마무리 주의. 퇴고없음 주의. 비문 주의. 오타주의&lt;/p&gt;&lt;p&gt;#hello_dream&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나다와 시즈카는 친구가 된 것이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것들이 겹치는 친구는 아니었다. 활동적인 사나다와는 달리 시즈카는 떠들썩하게 논다거나 여기저기 쏘다니는 것보다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더욱 좋아했다. 성적 역시 사나다는 빈말로라도 썩 좋다고 할 수 없었지만, 시즈카는 반에서 상당한 우등생으로 손꼽히는 편이었다. 사나다는 오토바이를 몰았고, 시즈카는 관심을 가졌을지라도 계기가 없는 한 타겠다고 마음을 먹기까지는 오래 걸렸을 것이다.&lt;/p&gt;&lt;p&gt;두 사람은 그렇게나 많이 달랐다. 그 때문인지 최근 들어 시즈카는 사나다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가을이라도 타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평소 같았더라면 자주 생각해보지 않았을 부정적인 것에 대해서였다.&lt;/p&gt;&lt;p&gt;사나다와의 만남은 중학교 시절에 소위 노는 패거리들에게 시비가 걸린 자신을 도와주었을 때였다. 관심이 없다는 것처럼 보았음에도, 도와준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이름을 텄고 이후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다. 친해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복도를 지나다가도 시즈카가 인사를 하면 무시하거나 위협을 하는 대신 그 인사를 받아주었고, 감사의 표시로 도시락을 싸왔을 땐 민망해하면서도 다 먹어주었다. 또 생각보다 사나다와 키쿠치는 꽤 유쾌한 성격들이었고, 싸움하고 다닐지언정 시즈카가 꺼리는 타입의 노는 무리와는 달랐다. 싸움에서도 사나다와 키쿠치는 비겁하게 싸우는 것을 질색했고, 자신들이 밀리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싸웠다. 그 점이 웃기다고 생각되면서도, 그들에 대한 좋은 성격을 엿볼 수 있어 대단하다고 느꼈다.&lt;/p&gt;&lt;p&gt;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어울릴수록 두 사람은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었고, 무척 재미있는 친구들이었다. 자신에게는 과분하다고 생각될 정도로.&amp;nbsp;&lt;/p&gt;&lt;p&gt;평소라면 과분하지만,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만나서 감사한 관계로 생각했을 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사실을 곱씹을수록, 다른 점들만 계속 생각이 났다. 그러다 자연스레 깨달아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만난 것은, 그건 기적이 아닐까 하고.&lt;/p&gt;&lt;p&gt;그때의 그 일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이렇게 친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조금의 흥미도 없이 복도에서도 서로 스쳐 지나가며 이름조차 모르고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지냈을 것이다. 사나다는 자신이 존재했다는 것조차 몰랐을 것이고, 자신 역시 사나다의 이름만 어렴풋이 기억할 뿐, 조금도 흥미가 없었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졸업할 때까지 서로를 전혀 모른 채, 전혀 다른 학교로 진학해서 평생 만날 일이 없었을 거로 생각하니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그때가 아니라면, 이렇게 좋은 사람을 평생 만나지 못했을 정도로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 슬펐다.&lt;/p&gt;&lt;p&gt;사람이라면 응당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통점이 있길 바라는 법이었다. 시즈카라고 해서 그 바람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이런 생각을 할수록 기분이 점점 저조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사나다를 만난 이후 자신의 취향이나 좋아하는 것들도 많이 바뀌고, 늘어났지만 어디까지나 사나다의 영향을 받았기에 그렇게 된 것뿐이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lt;/p&gt;&lt;p&gt;그래서 그 순간이 기적이라고 느껴지다가도, 기적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음에 기운이 빠졌다. 그 순간이 단순히 기적이라고 쉽게 인정해버리기엔, 너무 슬펐으니까.&lt;/p&gt;&lt;p&gt;그 서글픈 감정은 사나다의 집에 놀러 온 지금까지 응어리져서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전화를 받으러 내려간 사나다가 자리를 비운 사이, 키쿠치와 시즈카는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가볍게 대화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던 도중 스쳐 지나가던 폭풍우 치는 밤에를 보자, 시즈카가 옅게 웃으며 마음속에 있던 그 응어리를 드러내고 말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러고 보니 그때 내가 시비에 걸리지 않았다면, 너희가 그 복도를 지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못 만났을지도 모르겠네.&quot;&lt;/p&gt;&lt;p&gt;&quot;뭐?&quot;&lt;/p&gt;&lt;p&gt;&quot;그렇잖아. 우리는 그때 그 순간이 아니었더라면 평생 서로에게 관심 없이 살았을지도 모르는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시즈카는 손안의 리모컨을 만지작거렸다. 귓가에는 가부와 메이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들려왔다.&lt;/p&gt;&lt;p&gt;생각할수록 너무 많은 점이 다른 자신과 사나다만 떠올랐다. 그 당시 싸움을 하는 사람들과는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던 자신이었기에 더욱 그랬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평생 못 만났을지도 몰라. 만난 게 기적이겠지.&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어딘가 쓸쓸하게 들리는 듯한 그 목소리에 덤덤하게 듣고 있던 키쿠치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건 아닐걸.&quot;&lt;/p&gt;&lt;p&gt;&quot;어?&quot;&lt;/p&gt;&lt;p&gt;&quot;너랑 사나다는 많이 닮았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뜬금없이 무슨 소리냐며 물어보려던 목소리가, 진지하게 입을 여는 키쿠치의 얼굴에 가로막혔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 때 못 만났어도 언젠가 만났을 거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키쿠치는 말을 길게 하지 않았지만, 시즈카는 그가 함축한 말들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럴지도 몰랐다. 그때 만나지 못했더라도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찮은 일로 말을 트게 되었을 수도 있었고, 에리나를 통해서 알게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맞아서 겨우 앉아있는 사나다에게 호의를 베풀어 약과 붕대라도 사다 줬을지도 모른다.&lt;/p&gt;&lt;p&gt;알게 된 시간이 달라질 뿐, 얼마든지 사나다와 만날 수 있었다. 평생 못 만났을 거라고 생각하기엔, 만났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변수가 있었다. 분명 키쿠치는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리라.&lt;/p&gt;&lt;p&gt;키쿠치의 그런 해석이 무척 상냥하고, 기분이 좋아서 저도 모르게 다시 확신을 받고 싶다는 것처럼 그 말을 되풀이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그랬겠지?&quot;&lt;/p&gt;&lt;p&gt;&quot;그래.&quot;&lt;/p&gt;&lt;p&gt;&quot;그러네.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너무 서글프니까.&quot;&lt;/p&gt;&lt;p&gt;&quot;만났을 거라니까.&quot;&lt;/p&gt;&lt;p&gt;&quot;후후. 응, 만났을 거야. 그리고 지금처럼 재미있게 같이 놀았겠지.&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단호하게 얘기하는 키쿠치의 말을 반복하며 시즈카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정하기도 하지. 키쿠치의 이런 어른스러운 배려가 너무나도 고마웠다.&lt;/p&gt;&lt;p&gt;시즈카가 키쿠치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TV 리모컨을 집어 드는 순간, 문이 열리며 조금 전까지 대화의 중심에 가까웠던 사나다가 배달음식 전단지와 무선 전화기를 들고 나타났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엄마가 좀 늦게 오신다는데, 우리끼리 뭐 시켜먹어야 될 것 같다. 뭐 먹고 싶냐?&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키쿠치는 대답 대신 말없이 사나다의 손에 있는 전단지를 빼앗았다. 사나다는 별달리 말을 하고 있지 않은 시즈카에게도 '먹고 싶은 거 있어?'하고 물어주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는 덮밥.&quot;&lt;/p&gt;&lt;p&gt;&quot;너는 덮밥집에서 일하면서 덮밥이 먹고 싶냐. 피자 먹어, 피자.&quot;&lt;/p&gt;&lt;p&gt;&quot;덮밥.&quot;&lt;/p&gt;&lt;p&gt;&quot;피자 먹어! 덮밥 질리지도 않냐! 키쿠치, 너 고집이 너무 쎄!&quot;&lt;/p&gt;&lt;p&gt;&quot;누가 할 말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왁자지껄하게 싸우는 두 사람에게 시즈카는 피자에 한 표를 던졌다. 안 그래도 뭘 시켜먹고 싶냐는 물음에 피자를 생각한 참이었다. 그런데 사나다도 피자를 생각했다고 하니, 아까 키쿠치의 말과 더불어 금세 기분이 들뜨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도 공통점이 있는데, 참 어리석은 생각만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lt;/p&gt;&lt;p&gt;그래, 어쩌면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은 기적이 아니라.&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어쩌면 운명일지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키쿠치가 듣지 못했다는 것처럼 음? 하고 묻고, 사나다가 뭐? 하고 물어왔지만, 시즈카는 그저 웃으며 모르는 척 '다수결로 따지면 피자인데'라고 얘기할 뿐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전력드림 사나다</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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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5 Apr 2015 23:12:5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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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게 휘두르며/아베사카]Wedding march</title>
      <link>https://hikashome.tistory.com/37</link>
      <description>&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늦은 업데이트입니다만 지난 크게 휘두르며 웨딩합작에 아베사카로 참가하였습니다.&lt;/p&gt;&lt;p&gt;합작 주소는 이곳으로&amp;nbsp;http://blog.naver.com/nabee07033/220300136614&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카에구치는 목에 걸린 반지를 천천히 뜯어보았다. 지금은 손가락 대신 목걸이 줄에 걸려 있지만, 본래는 자신의 손가락에 딱 알맞게 맞춰진 반지였다. 결혼반지. 그 네글자를 생각하면 묘하게 가슴께가 간질거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반지 결국 제대로 낀 건 결혼식 때 뿐이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그러게, 하고 아베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두 사람은 아직 야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가락에 끼는 반지는 걸리적거렸다. 공을 잡을 때건, 배트를 잡을 때건 그랬다. 그것은 반지가 흔해빠진 멋내기 용이 아닌 결혼반지라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계속 꼈다 뺐다를 반복하다가 반지를 꿰어둘 작은 목걸이 줄을 사서 목에 걸고 다녔다. 그게 두 사람이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타협안이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결혼반지 대신에 다른 걸로 할 걸 그랬나?&quot;&lt;/p&gt;&lt;p&gt;&quot;왜? 난 좋았는데.&quot;&lt;/p&gt;&lt;p&gt;&quot;지금은 안하고 있잖아.&quot;&lt;/p&gt;&lt;p&gt;&quot;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래도 난 반지가 좋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카에구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 말에 아베는 조금 만족한 것 같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결혼식 되게 싱거웠지.&quot;&lt;/p&gt;&lt;p&gt;&quot;우리야 결혼이라고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어린애들 놀이 같았을걸.&quot;&lt;/p&gt;&lt;p&gt;&quot;그랬을 수도 있겠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기억을 더듬어 결혼식을 떠올렸다. 그 때엔 정말로 긴 시간을 결혼식에 할애한 것 같았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고작 30여분 남짓의 시간이었을 뿐이었다.&lt;/p&gt;&lt;p&gt;*&lt;/p&gt;&lt;p&gt;오랜 고민을 한 끝에 결혼식을 올리자고 결정하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소란스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축하를 받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 둘만의 결혼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사람이 없는 만큼 정말 거의 준비하는 일 없이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amp;nbsp;&lt;/p&gt;&lt;p&gt;하객은 단 한명도 없었고, 양가 부모님은 물론 주례를 서줄 주례사조차 없었다. 턱시도도 준비하지 않고, 복장은 새로이 정장을 맞추거나 대여하는 대신 입었던 교복 그대로였다. 텅빈 성당 안에서 울리는 서로의 목소리가 마치 신에게 계시를 받는 것처럼 웅장했다.&lt;/p&gt;&lt;p&gt;사카에구치는 크게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가 민망했는지 어색하게 웃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여기 정말 넓다.&quot;&lt;/p&gt;&lt;p&gt;&quot;뭐, 주변에서 가장 큰 성당이니까.&quot;&lt;/p&gt;&lt;p&gt;&quot;우리가 이런 곳에서 결혼이라니 안 믿기네.&quot;&lt;/p&gt;&lt;p&gt;&quot;하기 싫어?&quot;&lt;/p&gt;&lt;p&gt;&quot;그런 말이 아니야. 그냥 되게 이상한 기분이라서. 단 둘인데도 되게 떨린다.&quot;&lt;/p&gt;&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9pt; line-height: 1.5;&quot;&gt;&quot;네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어서 일부러 하객 없이 우리 둘끼리 하는 거잖아.&quot;&lt;/span&gt;&lt;/p&gt;&lt;p&gt;&lt;br /&gt;&lt;/p&gt;&lt;p&gt;아베가 짖궃게 사카에구치를 놀리듯 내뱉었다. 그 놀림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것임을 아는 사카에구치는 덩달아 웃으며 농담에 가까운 반박을 내뱉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 상처 받았어. 좀더 상냥하게 얘기해줘도 좋잖아~&quot;&lt;/p&gt;&lt;p&gt;&quot;상냥하게 배려 해줬잖아.&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아베의 말에 사카에구치는 어쩔 수 없다는 것처럼 웃었다. 농담처럼 내뱉는 배려심이 부족하다, 라거나 상냥하지 않다, 라는 말들은 정말로 아베가 배려심이 없어서 내뱉는 것이 아니었다. 아베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내뱉은 말 그대로, 아베는 나름대로 자신에 대해 많은 것들을 신경써주고 있었다. 지금처럼 긴장을 풀어주는 것부터가 그랬다.&lt;/p&gt;&lt;p&gt;결혼식이 인생에서 중요한 행사 중 하나라고 하지만, 보는 사람도 없고 거창하게 올리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긴장할 이유는 없었다. 무엇보다 같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아베 뿐인데,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서 긴장할 것이 뭐가 있을까.&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정각이 되면 식을 올리자.&quot;&lt;/p&gt;&lt;p&gt;&quot;응.&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마침 거의 정각에 가까웠던 시간이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곧 커다란 시계 속 분침과 시침이 완벽하게 합쳐졌다. 정각이 되길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 먼저 시작을 한 것은 아베였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 아베 타카야는 사카에구치 유우토를 반려자로 맞이함에 있어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하고 존중하며, 함께 있기에 더욱 자유로울 수 있도록 신뢰하고 정직하며, 발길이 닿는 모든 곳과 눈길이 닿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한 인가으로 한 사람의 반려자로서의 도리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서약합니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조금의 실수도 없이 우렁차게, 하지만 너무 시끄럽지는 않도록 아베는 적절히 목소리의 톤을 생각하며 혼인서약을 읊었다. 마주보고 있는 사카에구치의 손을 꽉 잡고 있자니 맞잡힌 손을 타고 사카에구치의 온기가 느껴졌다. 그 온기가 드물게 긴장한 아베의 마음을 가라앉혀주고 있었다.&lt;/p&gt;&lt;p&gt;아베가 혼인서약을 다 읊고 나자, 사카에구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아베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나 사카에구치 유우토는 아베 타카야를 반려자로 맞이함에 있어, 아름답게 사랑하다 호흡이 다하는 마지막 날까지 어떠한 경우에도 항상 사랑하고 존중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꿈을 꾸는 하나의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 따뜻한 우리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을 밝힐 수 있도록 한 인간으로, 한 사람의 반려자로서의 도리를 다할 것을 진심으로 서약합니다.&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하객도 주례사도 없었기 때문에 혼인서약을 한 것으로 결혼식은 싱겁게 끝에 다가서고 있었다. 애초에 이런저런 것들을 집어넣어 결혼식을 길게 끌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조금의 불만도 없었다.&lt;/p&gt;&lt;p&gt;반지를 교환해야 할 순간이 왔을 때 이번에도 아베가 먼저 행동했다. 반지함 속에서 반지를 꺼내, 사카에구치의 손을 조심스레 잡고 그 손에 천천히 끼워주기 시작했다. 화려한 무늬가 없이 안쪽 가장자리에 이니셜 각인이 새겨진 반지가 매끄럽게 사카에구치의 손가락에 파고들어 약지를 감쌌다. 이내 사카에구치 역시 반지함에서 반지를 꺼내서 아베의 약지에 조심스레 끼워주었다. 아베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는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lt;/p&gt;&lt;p&gt;아베가 반지를 끼워주고, 자신이 아베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그 순간, 사카에구치는 조금 울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묘한 감정들이 어우러졌다. 기쁨, 행복은 물론 왠지 모를 서글픔, 두려움 같은 것들이 사카에구치를 감쌌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지낼 수 있을지, 후에 가조에게 설명할 수는 있을지.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면 많은 것들이 두려워졌지만, 손이 겹쳐져 있는 아베의 존재를 인식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막연한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반지를 교환한 순간부터 자신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베와 함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괜찮을 거라고, 그런 긍정적인 감정이 솟았다.&amp;nbsp;&lt;/p&gt;&lt;p&gt;어두침침하던 감정들을 짓누르고 긍정적인 감정들이 조금씩 흘러 나오자 긴장감과 여러 감정에 억눌려 고개를 들지 못했던 다른 감정들도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호적에는 올릴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새로운 반려자가 생겼다. 평생을 함께 할 사람. 그런 사람이 생기고 결혼식까지 올리게 되니 무척이나 벅찬 감동과 기쁨이 올랐다. 어쩐지 눈시울이 더욱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여기서 울어버리면 평생의 놀림감이 될지도 몰라, 라며 어떻게든 위기감을 가진 채 있어보려고 했지만 곧 들려오는 아베의 목소리는 그 모든 노력들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유우토.&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유우토. 처음으로 불린 이름에 결국 울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베는 조금 놀란 듯 보이기도 했고, 어딘가 예상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윽고 아베의 손이 사카에구치의 눈가를 부드럽게 쓸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결혼식에 우는 신부들이 많다더니, 너도 그런 타입이야?&quot;&lt;/p&gt;&lt;p&gt;&quot;그런 게 아니야. 그냥, 그냥 뭔가 막 속에서 따뜻한 감정들이 터져 나오는 기분이야.&quot;&lt;/p&gt;&lt;p&gt;&quot;그런 얘기를 하면서 부끄럽지도 않냐.&quot;&lt;/p&gt;&lt;p&gt;&quot;시작한 게 누군데.&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칭얼대듯 던지는 사카에구치의 말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울다가 웃으면 뭐가 난다고 하지 않던가? 하는 실없는 이야기도 던지고 있자니 분위기는 금세 부드럽게 바뀌어 있었다. 아베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앞으로 잘 부탁해, 유우토.&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다시금 사카에구치의 이름을 불렀다. 사카에구치는 아까와는 달리 빙긋 웃으면서 아베의 손을 꽉 잡고 쾌활하게 대답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응, 아베. 아니.&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잠시 숨을 고르면서 흘러나온 눈물을 완전히 닦아내고는 환하게 웃었다. 아베도 웃고 있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quot;잘 부탁해, 타카야.&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사카에구치가 아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두 사람은 완전한 하나의 부부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두 사람의 입술이 천천히 맞닿는 그 순간, 그렇게 결혼식은 끝을 맞이했다.&lt;/p&gt;&lt;p&gt;*&lt;/p&gt;&lt;p&gt;&quot;좀 부끄러운데 그래도 좋았어. 그런 결혼식 올릴 기회는 별로 없잖아.&quot;&lt;/p&gt;&lt;p&gt;&quot;나랑 올릴 결혼식의 전제 맞지?&quot;&lt;/p&gt;&lt;p&gt;&quot;타카야, 질투해?&quot;&lt;/p&gt;&lt;p&gt;&lt;br /&gt;&lt;/p&gt;&lt;p&gt;이제는 익숙한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면서 웃었다. 그러고는 무의식적으로 다시금 목에 걸린 반지를 바라보았다. 안에 새겨진 이니셜. A. Y. 반지 속의 세상에서만큼은 온전히 아베의 반려자임을 나타내는 두 글자였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lt;p&gt;-------&lt;/p&gt;&lt;p&gt;혼인 서약은 네이버를 검색하여 1페이지에 출력되는 블로그의 글을 넣었습니다.&lt;/p&gt;&lt;p&gt;&lt;br /&gt;&lt;/p&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novel/합작</category>
      <author>페이지관리자</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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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30 Mar 2015 22:28:0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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