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빨강머리 백설공주/오비드림]결혼식
『결혼식』
*빨강머리 백설공주의 오비 드림
*오리주 설정 있음
*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급마무리 주의. 퇴고없음 주의. 비문 주의.
#hello_dream
릴라는 지금 상당히 즐거운 상태였다. 마을에 놀러나와서인 것도 있었지만, 오비와 함께 하게 되어서라는 이유가 더 명확했다.
사실 릴라가 아침에 마을로 나오게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오비는 곁에 없었다. 백설이 류와 함께 줄곧 약제실에서 나오지 않은지 이틀째가 되어서, 그녀의 호위이자 종마 역을 맡은 릴라가 마을에 놀러갔다 와도 되냐고 물은 것이 시작이었다. 당연하게도 백설은 괜찮다는 대답을 주었다. 그리고 마을로 나간다는 말에 약제실에서 심부름을 부탁해 들어주기로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약제상에 도착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쩐지 뒤에서 웃고 있는 약제실장의 표정이 기묘하다 싶더라니만. 부탁받은 약제들을 구매한 직후, 고민하고 있던 찰나 마찬가지로 마을에 놀러나온 오비를 만나게 되었다. 그 우연찮은 만남이 릴라의 기분을 즐겁게 했다.
그리하여 현재, 릴라와 오비는 양 손 가득 짐을 들고 마을을 함께 걷고 있었다. 다행히 그렇게 무거운 짐들은 아니었던 덕에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마을에서 파는 사탕을 우물거리며 걷고 있자, 어딘가에서 익숙한 음색이 들려왔다. 그것은 종소리였다. 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휘날리는 꽃들 사이에서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는 신랑신부가 보였다. 방금 전까지 결혼식을 하다가 끝마치고 나오는 모양이었다. 아름다운 종소리 사이로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행복이 폭죽처럼 터지고 있었다.
오비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 시선을 떼지못하는 릴라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여자의 로망 중 하나는 결혼이라 했던가. 릴라라고 다를 바가 없는 것인가 생각하는 찰나 릴라의 목소리가 오비를 불렀다.
"오비."
"네, 아가씨."
"언젠가 결혼하면 나도 불러줄테야?"
갑작스런 물음에 오비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는 결혼 생각이 없는데요. 아니 그것보다 갑자기 무슨 소리세요."
"아니, 보고 있자니까 생각나서. 네가 결혼할 때 즈음에 나도 초대받을 수 있을까."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아가씨야말로 결혼하실 때 절 불러주실겁니까?"
"아니, 안부를건데."
"너무하잖아요."
오비의 볼멘소리에 릴라는 그저 빙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자신은 아마 오비와 결혼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기에.
오랜 시간동안 오비를 좋아해왔지만 오비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생각이 없는 지금, 오비와 결혼할 수 있을 확률은 희박했다. 아니, 어쩌면 지금 당장에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해도 그의 마음에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품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예복을 차려입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축복받는 오비의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지만, 그 옆에서 웃고 있을 자신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어떻게 뭉뚱그려 상상을 해내도 결국 오비와 어떤 여자가 함께 하는 것만이 가능했다.
그랬기에 이기적이지만, 언젠가 아주 만약에 자신이 결혼하게 된다면 결혼식에 오비는 부르고 싶지 않았다. 평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비를 사랑하고 있고, 사랑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이에게 타인과 결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은 지독히도 이기적인 바람이어서 릴라는 스스로가 참 어이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소리는 제 옆이 오비가 아니라면 모든 것을 부정하겠다는 것과 같은 소리였으니까.
한편 오비는 신랑신부를 조금 쓸쓸히 쳐다보는 릴라를 보면서 덩달아 생각에 잠겼다. 겹겹이 둘러져 풍성한 치마와 몸에 달라붙는 상의 형태의 흰 웨딩드레스. 목에 걸릴 진주 목걸이. 길쭉한 손가락을 더러움으로 부터 보호할 흰 장갑. 그리고 그 손가락으로 감싸쥘 풍성한 꽃송이가 가득한 부케. 머리는 틀어올리는 것이 아름다우리라.
오비는 쉽게 릴라가 결혼할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 누군지도 모를 미래의 남편의 옆에서 행복하게 웃으며 많은 이들에게 축복과 사랑을 받는다. 그것은 오비에게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라서 상상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만 그 축복을 건네는 주변인들 사이에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울 따름이었다. 아무리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봐도 불가능했다. 그 언젠가 단 한 번, 꿈 속에서 릴라의 옆에 서 있던 자신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참으로 솔직하기 짝이 없는 상상력이라 생각하며, 오비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결국은, 자신 외에는 그 누구에게 릴라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언젠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당연할텐데도, 그 상대가 자신이 아니라면 인정하기가 쉬이 힘든 것이었다. 아마 누군지도 모를 상상 속의 남자에게도 주고 싶지 않은 것이리라.
"가자, 오비."
그 목소리에 오비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릴라는 어느새 오비를 두고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오비는 그녀가 방금 전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분명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겠지만 그 상상 속에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용히 자신의 바람을 담은 말을 내뱉었다.
"아가씨가 결혼하실 때엔 제가 라일락을 귓가에 꽂아드리고 싶네요."
덤덤하게 뱉어진 그 말에 릴라는 소리없이 아주 기쁜 듯 웃었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는 결혼하는 사람들의 귓가에 작은 라일락 가지를 꽂아주는 풍습이 있었다. 꽂아주는 사람은 결혼하는 이를 가장 아끼던 사람. 보통은 부모가 꽂아주었고, 그렇지 않을 때엔 가장 가까운 친구나 종자. 혹은...
"나도 너에게 라일락을 꽂아줄 수 있었으면 해."
결혼하는 남녀가 서로에게.
오비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그런 말을 내뱉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릴라는 조금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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