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빨강머리 백설공주/오비드림]병문안
novel/전력드림 오비
2014. 11. 23. 23:37
『병문안』
*빨강머리 백설공주의 오비 드림
*오리주 설정 있음
*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급마무리 주의. 퇴고없음 주의. 비문 주의.
#hello_dream
@60min_dream
오비는 가볍게 릴라의 방문을 두드렸다. 이내 부목에 왼팔을 고정시킨 릴라가 문을 열었다.
릴라는 오비를 보자마자 다시 문을 닫으려는 것처럼 슬쩍 밀었지만, 오비는 문을 단단히 고정시킬 뿐이었다.
"병문안 안되는 환자인데요."
"매정하시네요."
"왜 왔어?"
"아가씨가 말하셨잖아요."
"난 병문안 같은거 필요없는데. 크게 다친것도 아니고."
"백설 아가씨에겐 그렇게 말해보셨어요?"
릴라는 대답 대신 가볍게 한숨을 뱉으며, 문을 활짝 열었다. 오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릴라의 방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팔만 좀 쓸린거고 멀쩡하거든. 젠 왕자님께서 너무 과장하신거야."
"글쎄요, 저는 주인님께 듣고 온 게 아니거든요."
오비의 대답에 릴라의 표정이 뾰루퉁하게 바뀌었다. 오비는 그 모습에 작게 웃으며 들고온 술병을 릴라에게 내밀었다. 병문안 선물입니다. 릴라는 그 말에 라벨도 붙어있지 않은 술병의 내용물을 눈치챌 수 있었다.
부상당한 팔로 술병을 고정하고 코르크 마개를 열려고 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술병을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왼팔의 힘이 조금 부족해서, 코르크 마개는 쉬이 열리지 않았다. 오비는 말 없이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다가, 이내 안부를 묻듯이 자연스레 말을 꺼냈다.
"팔은 좀 어떠세요?"
"멀쩡해."
"지금 코르크도 못따시잖아요."
"네가 비효율적인 병에 담아온거야. 안에 주스지?"
"술인데요."
릴라는 오비를 살짝 흘겨보았다.
"농담은 됐고, 잔에 좀 따라줄래."
"물론이죠."
내밀어진 병을 받아든 오비는 아까 애쓰던 릴라의 모습과는 반대로 아주 쉽게 코르크 마개를 열고 탁자에 있던 유리잔에 따라주었다. 탁한 노란 빛의 주스는 잔 속에서 찰랑이며 채워졌다.
잔의 반 정도를 채워서 건네주자, 릴라는 받아들고 맛을 보듯 조금 들이켰다. 목이 마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릴라가 단숨에 주스를 들이키는 것을 예상했던 오비는, 약간 재미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말했지. 나는 혼자서도 알아서 잘 하고 있다고."
"코르크도 못 따시길래, 많이 불편한가 싶었죠."
"유감스럽게도 내 물병은 코르크가 아니야."
릴라가 짖궂게 웃었다. 뭐, 그녀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코르크 마개를 쓰는 것은 기껏해야 와인 같이 오랫동안 보관이 용이한 경우에 썼고, 릴라는 평소 가죽물통을 썼다.
"정말 병문안을 온 거야?"
"안되나요?"
"필요가 없잖아."
"한 손으로는 사과도 못 깎으시잖아요."
"너 오늘따라 되게 쓸데없는 고집이 있다."
오비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사각사각 사과의 껍질을 깎았다. 토끼모양으로 깎아줘. 장난기 섞인 목소리에, 접시 위에는 금세 토끼 모양의 사과들이 차곡차곡 놓여져갔다.
오늘따라 짖궃게 계속 이야기하는 것 치고 오비는 너무 자신의 부탁을 잘 들어주고 있는 점이 기묘했다. 평소의 묘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는 것처럼.
릴라는 조용히 지금 이 상황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과거 오비에게 너무 매달리며 지내왔던 점이 아마 지금의 이 상황을 만든 것이리라. 어리광이 심했던 만큼,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는 오비는 자신의 어리광을 들어주기 위해 일부러 이러는 것이었다. 그것을 깨닫고 나니 아닌척 해도 좋았던 기분이 잠잠해졌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오지마. 별것도 아니니까."
"아픈거 참으실 필요 없어요, 아가씨. 참는거 못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오비의 말에 릴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과거 릴라는 어리광이 심한 편이었고, 그 어리광의 상대는 언제나 오비였다. 불편한 곳이 있거나 아픈 곳이 있으면 언제나 오비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미주알고주알 죄다 말했고, 오비는 그럼 릴라가 불편하거나 아픈 곳을 치료해주곤 했다. 걱정어린 잔소리와 함께.
그랬던 릴라였기에, 오비에겐 지금의 릴라는 조금 낯선 느낌이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일도 없었고, 무엇을 해달라고 귀찮게 조르는 것도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철이 들었다고 얘기하겠지만, 오비는 그런 문제가 아닌 것을 알았다.
더 이상 그녀가 자신에게 기대오는 것이 없다.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는 자신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테두리에서 살짝 밀려났다.
오비는 조금 그렇게 느꼈다.
"걱정도 많다. 그런거 아니래도."
"참는 거 잘 못하셨잖아요."
"응. 지금도 잘 못참아."
"정말요?"
"오비. 지금 참고 있는 거 아니야. 정말로 아프지도 않고 멀쩡하니까 이러는거라고. 근육통 같은거야."
너희들은 걱정이 너무 심해. 오비는 릴라의 말에 조금 긍정했다. 그리고 그 걱정은 릴라에 대한 애정에 기반되어 있었지만, 릴라도 그 점을 알고 있을테니 구태여 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더 외로운 기분이라고 덧붙일 수는 없어서, 두 사람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아가씨는 많이 변하셨네요."
"그때보다 성장하지 않았다면 곤란하니까. 언제까지고 남들에게 어리광부리면서 살수는 없지."
그에 답하려는 듯 입을 연 오비의 말은 묵직하게 울리는 노크소리에 가로막혀 속 안에 흩어졌다. 누구인가 싶어 문을 열자, 백설과 젠이 서 있어서 릴라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병문안이 유행인 건 아닐텐데. 정말 이런 부상에 걱정되어서 오신 건가요?"
"아니, 그냥 상태가 궁금해서."
"걱정이 많네요. 괜찮아요, 젠 왕자님. 제 팔은 멀쩡하고 일주일 정도면 젠 왕자님을 번쩍 들 수 있을만큼 완쾌할겁니다."
"어디 불편한 곳은 없고요?"
"굳이 제 수발을 들고 싶다며 온 사람이 또 있어서요."
릴라의 손끝에 오비가 서 있는 것을 본 백설과 젠도 릴라와 함께 덩달아 웃었다. 오비도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지만 목구멍에는 무언가 걸린것처럼 답답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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