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You and my birthday

novel/드림 2015. 2. 24. 19:47



클로버/사나다 키요히데 드림
오리주 이름 및 설정 있습니다.
개인 해석 및 캐붕 주의. 날조 주의. 비문, 오타 주의.




시즈카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커피를 홀짝였다. 야심한 시각에 즐기는 따뜻한 베이글은 출출한 속을 채워주기엔 충분했다. 핸드폰을 열어 시계를 보자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직 12시가 되기 전이었다. 날짜가 바뀌려면 아직 1시간은 남아 있었다. 그 말은 조금 희망 섞인 이 기다림이 아직 1시간이나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생일이 끝나기까지 기다림을 지녀야 된다는 사실은 사람에 따라 서글픔을 갖게 하기도 했지만 시즈카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자신의 생일이 중요하기보단 그 다음 날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비록 지금의 기다림과는 전혀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TV를 틀어 흥미 없이 개그 프로그램을 배경음악 삼아 책을 보고 있노라니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잠깐 한숨을 돌리고자 눈을 돌렸을 때는 벌써 12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고작 몇 분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다.
그 순간 익숙한 벨소리가 울렸다. 전용 벨소리였기에 열어보지 않아도 누구에게서 온 전화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시즈카는 핸드폰을 열어 기쁘게 상대의 이름과 함께 인사를 건넸다.

"안녕, 키요."
「생일 축하해」
"고마워."

시즈카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생일이 지나기 불과 몇 분 전에야 온 전화였지만, 아무래도 좋을 만큼 기뻤다.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오늘이 며칠인지 몰랐거나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늦어서 미안」
"괜찮아. 그리고 이게 더 좋은 것 같아."
「늦게 축하해주는 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래."

가볍게 웃으면서 대꾸하자 그게 뭐야, 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시즈카는 정말로 사나다가 늦게 축하해준 건이 꽤 좋게 느껴졌다. 생일의 마지막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축하해준다. 그 사실만으로 어떠한 하루였건 완벽하게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사소했지만, 큰 만족이었다. 그래서 사나다가 늦게 전화해준 것에 대해 불만은 존재하지 않았다.

"키요도 생일 축하해."

막 12시를 가리킨 순간 시즈카는 작게 웃으며 얘기했다. 수화기 너머로 키요가 고맙다고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까 하던 얘기 말이야, 네 생일축하를 마지막으로 듣는 것도 정말 괜찮은 것 같아."
「너 지금 내가 늦었다고 놀리는 거냐」
"진심이야, 키요. 네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는 뜻이었어."
「네가 무슨 애냐. 먼저 축하하는 거에 집착하게」
"그럴 수도 있지."

장난스럽게 웃고 있자니 사나다도 덩달아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꽤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사나다와 생일이 하루 차이인 것이 이렇게 즐겁게 다가온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전화로 생일축하 인사를 건네는 번거로운 일은 없었다. 시즈카와 사나다는 같은 학교였고, 또한 같은 반이었기에 학교에만 가면 언제든 얼굴을 마주 보며 생일축하 인사를 건넬 수가 있었다. 선물도 그 자리에서 주며, 생일이 되면 학교에서의 시작을 그렇게 보내고는 했다.
올해부터는 조금 달랐다. 학교부터가 달랐고, 사나다가 진학한 곳은 그 유명한 하나사키 남자 고등학교였다. 주변에서 가장 위험하고, 흉포한 학교. 그 때문인지 사나다는 시즈카가 자신의 학교로 오는 것을 무척이나 꺼리는 눈치였다. 시즈카도 구태여 남학생들의 온갖 시선을 받으며 서 있고 싶지는 않았기에 암묵적인 약속을 하듯, 찾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전처럼 아침에 얼굴을 마주 보며 얘기해줄 수 있기는커녕 방과 후에 약속을 잡지 않으면 보기 힘든 수준까지 왔다. 그래서 시즈카는 희망은 있었지만, 기대를 조금 내려놓았던 상황이었다. 나중에라도 까먹었다며 메일 한 통을 보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쁠 것이라 생각했다. 정말로 그것에 만족할 수 있었다. 반면 자신은 겨우 메일 하나로 사나다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은 꿈에도 없었다. 당연히 전화라도 해야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참 기쁘게도, 사나다 역시 메일을 보내기보다는 전화를 걸어주었다. 그 점이 못내 기뻤다.
그 기쁨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을 때, 다시 사나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년에도 비슷한 시간에 전화할까?」
"상관은 없지만, 왜?"
「늦게 듣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며. 내 생일 축하도 가장 빨리해주는 것도 좋다니까」

사나다의 말에 시즈카는 그래, 라던가 됐어, 라는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단지 세차게 뛰는 심장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리지 않도록, 떨리는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진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나다가 '여보세요? 시즈카?'라고 묻고 나서야, 시즈카는 평정을 가장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었다.

"매년 그래 줄 거야?"
「뭐? 매년?」
"매년 그렇게 해줄래?"

사나다는 짧게 고민했다. 그리고 곧 그에 대한 대답을 뱉었다.

「…알았어」

사나다가 대답을 하고 나서 시즈카는 잠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기쁨의 소리가 터져버릴 것 같아서였다. 이토록 터질 것처럼 흐르는 감정을 숨길 새도 없이 드러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사나다의 호의가 그 단단한 감정의 벽을 녹여버린 것 같았다.

"까먹으면 안 돼."
「안 까먹어. 아, 그러고 보니 키쿠치가 내일 같이 놀자는데, 항상 가던 거기로 올래?」
"그래, 알았어."
「그래, 그럼 내일 봐」

시즈카는 사나다가 먼저 끊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조용히 핸드폰 플립을 닫았다. 전화를 끊어진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화끈거리며 붉어진 얼굴을 무릎 사이에 묻고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사나다가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마음은 언제나 같았지만, 이토록 날뛰면서 겉으로 드러난 적은 드문 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키요, 바보. 좋아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어지는 상냥함에 사랑하지 않고 버틸 사람이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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